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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화햇 Mar 06. 2023

겨울철 난방비에 대처하는 우리의 자세

미국도 전기세 대란


책상에 앉아 공부하다가 너무 추워서 디카페인 헤이즐넛 아메리카노 한 잔을 뜨겁게 내려왔다. 한국도 올겨울 전기세 대란이었다고 들었는데, 미국도 못지않았다. 때문에 실내 온도를 조금 냉하게 유지하는 편인데, 앉아서 공부하다 보면 어느새 손과 발이 얼음골처럼 차가워진다. 뜨거운 차를 마시면 그래도 한결 났다. 심지어 발은 퐁실퐁실한 방한 실내용 털 부츠를 신고 있는데도 너무 춥다.


그렇다고 전기세가 많이 아껴지느냐 하면 그렇지도 않다. 남편과 둘이 사는 작고 소중한 우리 집은 560ft로, 15평 남짓이다. 자그마한 집에서 섭씨 20도(화씨 68~69도)로 실내 온도를 맞추고 난방을 조절하면서 지내는데도 전기세가 한 달에 218불씩 나온다. 한화로 28만 원꼴이다. 게다가 북향이라 늘 그늘져 있어서 실제 체감 기온은 20도보다 한참 낮은 것 같다. 난방을 본격적으로 시작한 11월부터 갑자기 전기세가 뛰기 시작했는데, 매달 납부하기 여간 부담스러운 게 아니다. 이래서 집은 남쪽으로 지으라 했나 보다.



하여 최대한 실내 온도를 높이지 않고 껴입고 버티기를 실천하고 있다. 덕분에 패션 테러리스트로 등극한 생존 홈웨어를 자랑해 보려고 한다. 책상에 앉아 공부하노라면 일단 상의는 유니클로 플리스 잠옷 상의 + 수면잠옷 상의 두 겹이 필수다. 아주 도톰한 극세사들의 향연이다. 한 겹으로는 냉기가 돌아서 두 겹은 입어줘야 좀 버틸만하다. 하의는 잠옷 바지에 두툼한 담요를 덮는다. 발이 시려서 아마존에서 구입한 복슬복슬 털 실내화를 장착한다. 사진을 남겨봤는데 근본 없는 패션이 아주 끝내준다.


 이렇게 껴입고 있어도 몇 시간 가만히 앉아있다 보면 손과 발부터 매우 차가워지기 시작한다. 그래서 주기적으로 뜨거운 음료를 리필해 주어야 한다. 아이스 음료는 꿈도 꾸지 못한다. 몸이 냉해진다. 또 하나의 꿀은 침대에 전기장판을 계속 켜놓고 너무 추울 때마다 한 번씩 들어가서 몸을 녹이고 오는 것이다. 단점은 한 번 들어가면 나오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생산성이 떨어지는 치명적인 문제가 있다. 하여, 세 번째 옵션은 낮 시간 동안 학교에 볕도 잘 들고 벽난로가 타닥타닥 타는 라운지에 가서 따스하게 공부를 하다 오는 것이다.


한국도 올겨울 난방비나 전기세가 폭등해서 많이들 춥게 지냈을 것으로 생각된다. 혹시 또 실내 온도를 높이지 않고 따뜻하게 지내는 팁이 있다면 공유해 주시기를 살포시 부탁드리며, 빨리 따뜻한 계절이 찾아오기를 간절히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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