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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화햇 Mar 05. 2023

Body Week: 우리는 '몸'과 어떻게 관계맺는가


  이번 주 3월 4일까지 Body Week 주간이라고 한다. 운동하러 갔더니 입구부터 요란스레 난리가 나있다. 온통 거울이란 거울에 응원과 격려를 담은 문구들을 도배를 해 두었다. "You are amazing!", "Be yourself", "BeYOUtiful", "Love yourself" 등등 나를 사랑하지 않으면 큰일 날 것 같았다.



  참 미국스러운 캠페인이라고도 생각했다. 어찌나 리치하고 요란스러운지. 그치만 활기차고 당찬 특유의 느낌이 나쁘지만은 않다. 한국에서는 운동하러 갈 때에도 레깅스를 입는게 어색하고 민망해서 꼭 엉덩이를 덮는 긴 옷을 입으며 눈치를 많이 봤던 것 같다. 레깅스가 거리꼈던 이유는 첫 번째로, 엉덩이 라인을 드러내는 게 낯설고 부끄러웠기 때문이고 두 번째로, 이상적인 몸매를 가진 사람들이나 레깅스를 입는 것이기 때문에 가당치도 않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왠걸, 미국에 와보니 다수의 학생들이 운동할 때 레깅스에 탱크탑만 입고 다녀서 놀랐었다. 웃통을 다 벗고 하는 아이들도 부지기수다. 심지어 수업이나 학교에 갈 때도 레깅스에 탱크탑을 입거나, 풀밭에서 상의를 탈의한 채 있는다. 다문화 사회의 끝판왕답게 이곳 사람들은 한국 사람들보다도 훨씬 더 다채로운 제각기의 체형을 가지고 있는데, 체형은 레깅스를 입는 것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어보였다. 편하니까 아무때나 다 입고 다니는 것이었다.


  이런 자연스러운 분위기 덕분에 요즘엔 스스로의 몸매가 레깅스를 입을 '자격'이 있는가를 고려하지 않고, 그냥 가장 편한 레깅스에 나시티를 입고 운동을 하게 되었다. 레깅스를 자주 입다보니 너무 편해서 좋아하게 되었다.



   체형이나 체격에 대해, 또 그것을 드러내는 것에 대해 관대해지는 건 상당히 편한 일이었다. 그런 의미에서 요란스러운 Body Week가 의미 있다고 생각했다. 발걸음 닿는 곳마다 격려와 지지의 문구가 적혀있어 기분 좋은 캠페인이었다. 사실 매년 초에 건강한 심신을 위해 규칙적인 운동 습관 만들기를 다짐하지만 한 번도 성공해 본 적이 없다. 올해도 점차 운동을 가는 빈도가 희미하게 페이드아웃되고 있던 차에 이 캠페인을 만나면서 다시금 운동과 건강에 대한 다짐을 다져보게 되었다.


 또, 그간 요리와 음식으로 스트레스를 풀면서 과식을 삶의 위안으로 삼았던 것에 대한 반성으로 자체 건강식 주간을 가지고 있었는데, 우연찮게 Body Week와 기간이 딱 맞물렸다. 하여 가볍고 건강한 채소를 곁들인 음식을 주로 먹었는데, 일주일 동안 지속하니 조금 물렸다. 먹는 것을 통제하는 것은 너무 어려운 일이라 운동을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결론이었다. 모쪼록 전반적으로 '몸'과 어떻게 관계맺는가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고 실천해 볼 수 있는 주간이었다.


한 주간 열심히 챙겨 먹은, 당분간은 찾지 않을 예정인 음식들 사진으로 포스팅을 마무리해 본다.


샤브샤브와 데친 채소들
새우커리 샐러드
연어샐러드
중간에 치팅데이.... 목살구이와 겉절이, 쌈채소
또 치팅데이2 스테이크와 초절임 샐러드
두부 게살 샐러드
소고기샐러드
건강식 주간이 끝난 직후... 버거킹 너무 맛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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