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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화햇 Aug 12. 2023

블루밍턴 8월의 브리즈 - 이 방학의 끝을 잡고

 여름 한복판의 블루밍턴을 담아보았다. 달콤한 방학의 끝을 부여잡고 싶은 몸부림이라 봐도 무방하겠다. 개인적으로 사랑하는 블루밍턴 특유의 평화로운 바이브를 기록해 본다.


다이내믹(?)한 하루를 보내고 저녁을 먹고 돌아가던 길. 오늘도 어김없이 사슴 가족들을 조우했다. 아기 사슴들의 작고 가녀린 실루엣이 너무 귀엽다. 몸에 콕콕 쌀알처럼 박힌 흰 점들도 귀여움 포인트 중 하나다. 사슴이 풀 뜯어먹는 게 뭐라고 홀린 듯이 보게 되는지 모르겠다. 혹시 지난번에 뵀던 그 가족분들이신지요?


차로 지나가다가도, 잠시 멈춰 서서 구경하다 갈 수 있는 것은 널찍한 시골 트래픽이 주는 특권이랄까. 뒤에 따라오는 차가 없는 덕분에 사슴을 원 없이 구경했다. 자주 마주치고 싶은 이웃 가족이다.

 한창 정신없이 풀을 뜯던 아기 사슴들이 어미 사슴과 거리가 생긴 것을 발견하자 폴짝 놀라며 총총 쫓아가 거리를 좁히고 다시 풀을 뜯는 모습이다. 디즈니 애니메이션 밤비 그 자체다. 순전히 기분 탓일 수 있지만, 여름 방학에 인적이 드물 때 더 자주 나타나는 것 같다. 






새로 이사 온 동네 주변을 탐색도 할 겸, 저녁 무렵에 솔솔 산책을 하고 있다. 이웃 동네인데, 색감과 볕이 예뻐서 한 컷 남겨왔다. 낮에는 너무 덥지만 8시 무렵에는 덥지도 않고 산들바람이 살살 불어 기분이 너무 좋다. 놀랍게도 오후 8시 사진이니 감히 밤 산책이라고 해도 될지 모르겠다. 기분 좋은 시간이다.

  여기는 바야흐로 아기자기 우리 동네다. 밤(?) 산책 출발하는 길, 기분이 좋아서 짝지를를 한 컷 남겨보았다. 









  오래간만에 아침에 일찍 눈이 떠진 날. 잠이 반만 깬 상태로 아침을 먹으로 부엌으로 갔다. 그곳에서 고요한 아침을 찍어보았다. 

  볕에 후숙 중인 자몽이 은은하게 향을 뿜고 있다. 미국 자몽은 사 와서 후숙을 시키면 엄청 달고 맛있다. 시판 자몽에이드를 씹어 먹는 느낌이랄까. 아침 햇살 밑에서 달달하게 잘 익어라.


   새 집의 부엌은 낡은 나무 서랍장들이 가득 채우고 있다. 앤티크 한 감성이 있는가 싶다가도 어떻게 보면 조금 후줄근하기도 하고 그렇다. 오래된 나무에 가시가 많아서 사용 시 주의사항이 많다. 그냥 빈티지라고 해두자. 촤핫-


 소소한 설렘인 커피 내리는 시간. 우유에 커피가 내려오면서 그라데이션이 생기는 것을 바라보는 건 너무 즐거운 일이다. 놓치기 싫어서 또 찰칵. 눈도 즐겁고 코도 즐거운 시간이다.



삶은, ______다: '장비빨'이다. 중고로 저렴하게 토스터/오븐/에어프라이어 겸용 드롱기를 들여왔더니, 크루아상이 살아난다. 신나게 구워서 커피와 함께 바스락 찹찹 먹어치웠다. 기분 좋은 아침이다.




    이렇듯 여유롭고 한가로운 아침도 며칠 남지 않았다. 당장 다음 주는 오리엔테이션만 주 4일 예정되어 있고, 학기 시작 전 읽어야 할 매뉴얼과 교육, 각종 행정처리가 산적해있다. 이 방학의 끝을 부여잡고 마지막의 마지막까지 여유를 부려본다. 바쁘겠지만 블루밍턴이 주는 평온한 바이브를 틈틈이 누릴 수 있으면 좋겠다.



폭풍전야의 포스팅임을 본능으로 직감하며.








<TMI 대방출>

오늘 포스팅을 하려고 보니 브런치 여행 분야 크리에이터가 되어있다. 또잉......?


   무엇보다, 우수한 창작 활동을 펼치는 창작자로 선정해주셔서 감사드리는 마음이다. 다만, 여행을 메인 테마로 했던 것은 아니었기에 조금 혼란하기도 하다. 해외살이 에세이와 두런두런 사는 이야기가 메인이라고 생각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쓰고 보니 뭐 대충 비슷한 것 같기도 하고 그렇다.


모쪼록 라벨링에 영향을 받지 않고 가던 길 열심히 계속 가도록 하겠읍니다.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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