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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화햇 Jun 26. 2019

잠을 못 잘 때 마음에 생기는 일들

수면부족과 부정 정서 - 건강심리학


곤혹스러운 아침을 보내고 있다



밤새 모기 때문에 4번을 깨야 했으며,

매번 가려움 때문에 한 동안 잠들지 못했던 전쟁 같은 밤이었다

출근을 위해 6시 30분에 억지로 일으킨 몸은 천근만근 같았으며,

머리는 멍-해서 사고가 안 되는 것만 같았다



아침에 어떻게 마쳤는지도 모른 채 준비를 끝내고

지하철에 올라탔다



타고 보니 휴대폰 충전기를 두고 왔다

그러고 보니 영양제도 두고 왔다

립밤도 두고 왔다

아, 사무실 열쇠도 두고 왔구나


분노의 나쵸

정말 가관이다

왜 사나 싶었다

짜증이 단전에서부터 머리끝까지 가득한 느낌,

누가 시비 좀 걸어줬으면 하는 상태였다














잠이 대체 뭐길래-



Sleep Medicine Reviews에 실린 Palmer(2017)의 리뷰 논문을 보면,

일반적으로 수면이 부족할 때 부정정서를 경험하는 빈도가 증가한다고 알려져 있다


특히 성마름(irritability)와 변덕(emotional volatility)이 심해진다는 Horne(1985)의 결과에 따라 오늘 아침의 짜증을 상당 부분 이해할 수 있겠다


또한, 수면이 부족할 때 공격성(aggressive behavior)과 충동성(impulsivity)이 높아지며(Plutchik 1995)

스트레스가 적은 상황일지라도 잠을 못 자면 분노, 불안, 스트레스를 더 많이 느낄 수 있다는 것이다.(Minkel et al. 2012)

극단적이지만 자살성향(suicidality)이 높아진다는 연구도 있다(Bernert & Joiner 2007)

- 어쩐지 숨만 쉬어도 화가 나더라.



인지기능이 떨어지는 것은 말해야 입 아프다

수면 부족은 전반적인 인지적 수행능력(cognitive performance)을 저하시키지만

특히, 주의(attention)와 작업기억(working memory), 민첩성(vigilance) 저하가 두드러진다(Alhola, 2007).

내가 오늘 놓고 온 수많은 물건들 역시 필연적인 것이다

- 주의력이 떨어져 챙길 것들이 눈에 들어오지 않았으며, 가져가야지 기억해두었던 것을 다 잊고 몸만 나오게 되더라






그래서 결론은

잠을 설친 오늘 아침 나의 짜증스러운 감정은

과학적으로 지극히 정상적이고 타당한 것이며,

오만 가지 두고 온 물건들은 어쩔 수 없는 인지기능 저하의 산물이었다는 것이다



하룻밤 설친 잠이 일상에 이렇게나 영향을 준다는 사실이 새삼스러운 동시에,

요란법석을 떤 아침 상태가 설명이 되는 것 같아 마음이 편하다

그러니 오늘 하루는 좀 저기압 상태로 멍청하게 보내도록 하겠다-




잠을 설친 날

유난히 지랄맞고 멍청해진 느낌이라면,

지극히 정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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