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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화햇 Aug 13. 2019

우리는 왜 화가 날까? |  Ryan Martin

화도 건강한 감정이다

              


    스스로 'Anger Researcher'라고 칭하는 심리학자 Ryan Martin은 화/분노(Anger)에 대한 인지와 메커니즘을 주로 연구하였다. 그는 TED 강연을 위와 같은 문구로 열었다. '분노는 삶에서 강력하고도 건강한 동력이다'.        

   분노는 일반적으로 사회 속에서 드러내면 안 될 것으로 치부되기도 하며, 꽤나 금기시되는 감정 중 하나다. 연자는 분노라는 감정이 문제(problem)로 치부되는 것에 대해 유감을 표했다. 물론 잘못 표현된 분노가 관계를 망칠 수도 있고, 싸움을 야기할 때도 많다. 그러다 보니 건강하게 표현된 분노의 순기능에 대해서는 크게 고려되지 않는 경향이 있다. Ryan Martin은 분노의 건강함을 역설한다.



   그는 먼저 우리가 왜 화가 나는지에 대한 메커니즘을 설명한다.             

     분노 유발 자극(provocation)이 주어질 때 분노를 경험하게 된다. 자극은 수도 없이 다양하지만 5가지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다. 불쾌할 때(Unpleasant), 불공평할 때(Unfair), 가로막힐 때(Goals Blocked), 회피할 수 있을 때(Avoidable-이건 무슨 의미인지 아직 잘 모르겠다-), 무력하다고 느낄 때(Powerless)가 그 다섯 가지다. 그렇지만 이런 자극이 주어진다고 항상 화가 나는 것은 아니다.                   

                

   분노를 유발할 만한 자극이 있으면서, 동시에 상황적 요인(Pre-Anger State)까지 있을 때 화는 더 쉽게 난다. 상황적 요인이라 함은, 배가 고프다거나 긴장해있었다거나 하는 것들이 해당된다. 화가 날만한 자극과 상황이 주어졌다면, 우리는 그것을 자동적으로 해석(Appraisal) 한다. 일차적(Primary)으로, 우리는 그 일 자체가 좋은 것인지/ 나쁜 것인지 판단한다. 그다음 그 일이 가지는 개인적 맥락의 의미와 영향에 대해 해석하고 평가한다(Secondary). 일차적 해석에서 나쁜 일이라고 해도, 이차적 해석에서 개인적 맥락에서 괜찮다면 우리는 화가 많이 나지 않는다.


   일례로, 도로에 차가 엄청 막히는 상황에서(Primary) 시간적 여유가 많고 차에서 라디오를 즐겨 듣고 있었다면(Secondary) 그다지 화가 나지 않는다. 그러나, 중요한 일자리의 면접 시간에 늦을 것 같다면(Secondary) 엄청나게 화가 날 것이다.

   특히 해석 단계에서 위와 같은 다섯 가지 부류의 사고 유형(인지왜곡)을 보일 때, 더 크고 잦은 분노를 경험하게 한다. 현재 상황을 더 파국적으로 생각하는 재앙화(Catastrophizing), 차 키가 안 보일 때 제 발로 없어졌다며 열쇠에 화를 내는 등의 오귀인(Misattributing Causation), 항상 빨간불에만 걸린다는 과잉 일반화(Overgeneralizing), 나의 요구를 타인의 것보다 항상 우선시하는 경향성(Demandingness), '머저리, 멍청이들' 등의 자극적인 단어를 붙이는 것(Inflammatory Labeling). 이러한 유형의 사고와 행동들이 분노를 더 점화한다.


   이런 심리학적 메커니즘을 연구한다는 것은 심리적 개입의 여지를 확장하는 일일 것이기에, 분노의 메커니즘과 인지왜곡을 설명한 다음에는 자연스럽게, 당연히 '인지적 오류들을 수정해야 합니다'라고 말할 줄 알았다. 그러나 이다음에 이어진 내용은 예상과 달랐다.




분노는 불의에 대해 반응할 수 있도록 동기화시켜줄 수 있습니다.

                                                                          

   이 강연에서 인상적인 것 '어떻게 분노를 참는가/ 조절하는가?'에 대한 답이 없다는 것. 분노는 억압과 조절의 대상이라는 전제가 없기 때문이다. 당연히 분노를 사회 속에서 받아들여질 수 있는 방법으로 표현해야 하겠지만, 표현 방법보다도 분노라는 감정 자체가 과도하게 부정적으로만 평가되어 왔던 것을 고려하면 Ryan Marin의 시각은 꽤 참신하고 반가운 접근이기도 하다.



    연자는 분노를 그저 삭이거나 이완해서 없애버리지 말고, 사회에서 받아들여질 수 있는 무한한 방법을 동원해서 건강하고 생산적으로 표현해보자고 말한다. 직접 화가 났다고 말하거나, 컴플레인을 제기하거나, 당신의 입장을 대변하는 단체를 후원하는 등 해볼 수 있는 것은 생각보다 많다고 말한다.








                                   

분노는 말을 한다.



당신이 부조리를 겪고 있다고, 혹은 매우 불쾌한 상황에 놓여 있다고. 당신이 화가 났다면 분명 그럴 만한 상황일 테니, 당신의 마음이 어째서 힘든지 얼마나 힘든지 잘 한번 돌아보자. 화가 나는 일이 있었다면, 분노가 당신에게 무엇을 전달하고자 하는지 귀 기울여 볼 필요가 있겠다.






원자료 출처:

https://www.ted.com/talks/ryan_martin_why_we_get_mad_and_why_it_s_healthy?utm_campaign=tedspread&utm_medium=referral&utm_source=tedcomsha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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