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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화햇 Jul 26. 2019

현대인 질투 사용 백서

사촌/친구가 땅을 샀다- 어떻게 해야 할까?


  가까운 사람에게 부러움이나 질투를 느끼는 순간은 그다지 유쾌하지 않은 경험일 것이다. 누군가 나보다 나은 입장에 있음을 지각하는 순간, 부정적인 감정을 경험한다는 사실이미 많은 심리학 연구를 통해 알려진 있다.



   자신보다 나은 이들과 비교하는 것을 심리학에서는 상향비교(upward social comparison)라고 부르며, 이는 부정적인 정서를 더 많이 경험하게 하는 것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대표적으로 알려져 있는 것은 Medvec, Madey와 Gilovich(1995)의 올림픽 메달리스트에 관한 연구이다 -은메달을 딴 선수들은 금메달을 딴 선수와 비교를 해서 울적한 기분을 더 많이 느끼는 반면, 동메달을 딴 선수는 자칫 메달을 따지 못했을 경우와 비교를 하기 때문에 되려 만족감을 느낀다는 것이다. 이처럼 나보다 나은 상황이나 조건에 있는 사람과 비교를 했을 때 질투와 부러움, 자괴감, 우울감 등을 느끼는 것은 당연하다.



  이런 감정 자체가 크게 문제 되는 것은 없다. 다만 이 감정을 적절하게 표현하지 못할 경우 관계에서 어려움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 문제라면 문제다. 나와 매우 가까운 친구에게서 '상향비교'를 경험하게 될 때,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









   예를 들어 보자. 평소에 정말 가지고 싶었지만 비싸서 가지지 못한 물건을 돈 잘 버는 친구가 떡하니 샀음을 알게 되었을 때/ 오랜 시간 함께 솔로부대에 근무하던 친구가 어느 날 갑자기 근사한 애인을 만들어왔을 때/ 비슷하게 입사를 한 친구가 나보다 훨씬 빨리 승진하거나 좋은 이직 기회를 얻어 떠날 때/ 나는 혼자 세상에서 흙수저로 고군분투하는데 금수저 친구가 프리패스를 해버릴 때 등등...... 생각도 하기 싫은 일들이다.



   하지만 사실 살면서 이런 일은 너무나 많다. 이런 상황에서 경험하게 될 부정적인 감정을 소중히 다루면서도 관계를 상하게 하지 않는 방법은 무엇일까?






   인정하는 것/ 솔직하게 터놓는 것이다





   이게 무슨 자존심 구기는 말이냐고 기겁을 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게 나의 감정을 가장 존중하는 길이며, 관계를 해치지 않는 대처 방법이다. 부럽거나 질투 나는 감정이 우회적으로 전달되는 것만큼 별로인 상황은 없다. 차라리 직접적으로 말하는 것이 더 낫다. 예를 들어보자. 비슷하게 입사를 한 친구가 나보다 훨씬 빨리 승진하거나 좋은 이직 기회를 얻어 떠나는 경우에, 두 가지 반응이 있다.



반응1 - "00 씨 이직한다면서? 나랑 비슷하게 들어와서 먼저 탈출하네 질투 나고 부러워~"


반응2 - "00 씨 이직하다면서? 근데 가는 회사가 이런저런 부분이 불안정하다던데 괜찮겠어? 나는 걱정되는 마음에~  잘 알아보고 가. 최근에 지인이 거기 들어갔는데 안 좋은 것들이 있대서~"




   당신이 듣는 입장이라면 어떤 쪽이 더 좋게 보일까? 똑같이 질투를 느끼는 상황이지만 전자와 후자는 느낌이 많이 다르다. 전자는 차라리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 것들이 많아진다. 좋은 일을 겪는 사람은 더 기분이 좋으면서도, 그렇게 표현해주는 사람에 대해 고마움을 느끼고 동시에 마음을 더 써주고 싶은 생각이 일어날 것이다. 혹시 아는가? 이직이나 승진 노하우라도 더 들을 수 있을지. 표현하는 사람도 후련하고 꽁기꽁기 질투 나던 마음을 밖으로 꺼내 던짐을 통해 그 마음이 상당 부분 해소할 수 있다. 후자의 경우 듣는 입장에서 매우 불편하다. 걱정을 해준다는 명목 하에 찬물을 끼얹고 묘한 텐션을 일으키는 것이 느껴지기 때문에 첨예하고 불편한 상황이 된다. 어딘지 치사하고 옹졸한 인상을 주기도 한다. 상향 비교 상황에서 어떤 사람이 될지 우리는 표현 방법을 통해 선택할 수 있다.



   직설적으로 감정을 표현하면 유치한 사람이 될 것 같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다. 위의 경우도 그렇다. 누구든 타인이 더 좋은 것을 가지게 될 경우 크고 작은 질투심을 경험한다. 그렇지만 그것을 인정하고 솔직하게 표현하는 것은 그만큼 용기가 있고 자기 자신에 대한 믿음이 있음을 반증하는 것이다. 에둘러 표현하는 질투가 상대에게 느껴진다면 관계에서 크게 득 될 것이 없다. 상대의 불쾌감을 증폭시키고 긴장을 고조시키기 때문이다.



   기억하면 좋을 것은, 상대방이 나은 것을 하나 가진다고 해서 그것이 내 인생의 실패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냥 그 사람이 운이 좋은 것이고, 나는 그 운을 가지지 못함에 샘이 나고 부러울 뿐이다. 어디 선간 다른 누군가에게 내가 그 운이 좋은 사람일 테고, 사람은 언제나 가지지 못한 부분을 크게 지각하고 욕망하는 존재라는 것을 상기시켜볼 필요가 있겠다.



   옆 사람이 누리는 행운과 상관없이도 우리는 모두 괜찮은 사람임을 잊지 말고, 마음 놓고 편안히 부러워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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