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nging in the rain

비가 오는 날이면

by Eliot

어릴 적 아버지와 비가 내리는 날이면 차에 탄 채로 빗 속에 잠기고 했었다. 아마 그때부터였을까, 나는 비가 오는 날을 무척이나 좋아 하기 시작했다. 해가 밝게 빛나는 날은 밝아서, 어둑한 날은 쳐져서, 바람이 유독 심하게 부는 날이면 머리가 헝클어진다고 나는 나가기 싫다 한다. 이제 앞으로 나는 나에게 관용을 베풀기 위해 얼마나 더 많은 이유를 찾고 핑계를 대야 할지 궁금해진다. 하지만 유독 비가 오는 날이 되면 활기차다. 아버지와의 좋은 추억 때문일까, 나는 비가 오는 날이면 항상 밖을 한 번씩 나가본다. 나를 내리쬐는 해도, 매일 나를 지켜본다는 하늘 위에 누군가도, 오늘만큼은 나를 볼 수 없다는 느낌에. 진정한 자유란 이런 것일까? 괜히 감성에 젖어 글을 쓰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유독 비가 오는 날은 울적하다고 많이들 표현한다. 우리 어머니는 비가 오는 날이면 항상 예민해 지시곤 했다. 그래서일까, 비와 관련된 많은 것들은 슬퍼 보인다, 마치 위 사진처럼 어둑어둑하다. 얼마 전 강풍으로 인해 차가 많이 더러워졌었다. 차에 붙은 먼지와 모래가 빗물이 마름에 내 차에 올라타 떨어지지 않았다. 하지만 오늘 내린 비 덕분에 내 차는 다시 깨끗한 하얀색으로 빛이 나게 되었고, 지난날의 오염을 씻어 내리고 다시 본색을 되찾게 해 준 이 비는 내 차에게 새로움을, 그리고 원색을 되찾게 해 주었다. 하늘에서 내리는 이 빗물은 본래 새로움을 제공하기 위함이 아닐까?

사람들이 비 오는 날을 싫어하는 것은 날이 어둡기 때문이라고 한다. 과학적으로나 심리적으로나, 이 것을 증명해줄 사안은 충분히 들어왔었고 모두가 아는 사실이다. 아침은 밝아야 하고, 밤은 어두워야 하고, 밝게 빛나는 것을 비싼 것, 그리고 탁한 것을 더러운 것이라고. 어디서 또는 언제부터 갖게 된 생각일까? 세상의 모든 것들은 시간이 지남에 쌓여간다. 좋은 것이건 나쁜 것이건, 우리는 시간의 흐름에 작은 먼지 한 톨이라도 더 갖게 되고, 점점 자신의 가치를 불려 나가는 것에 집중하기에, 우리를 움직이는 욕망의 흐름을 따라 앞으로 나아간다. 가는 길이 항상 옳지 않아도 우리는 우리의 선악, 그 중심에 걸쳐 아슬아슬하게 하루하루를 나아가고, 나는 비가 오는 이 날이면 그간 내게 쌓여왔던 이 모든 오물들을 씻어버린다. 나는 비가 오는 날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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