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학교(초등학교) 때 음악시간, 선생님의 풍금 반주에 맞추어 떼창으로 목청껏 부르던 무궁화 노래가 들려온다. 무한 반복해서 불렀던 덕에 지금도 노랫말을 잊지 않고 부를 수 있나 보다.
무궁화~ 무궁화~ 우리나라 꽃~ 삼천리 강산에~ 우리나라 꽃~~
피었네~ 피었네~ 우리나라 꽃~ 삼천리 강산에~ 우리나라 꽃~~
철마다 온갖 꽃들이 축제를 여는 요즘, 이제 무궁화는 노랫말처럼 삼천리강산에서 볼 수 있을 정도가 아니라는 것이 아쉽다. 가끔 공원에서 ‘무궁화동산’을 만나면 우리 꽃에 대한 연민이 되살아난다. 우리나라 꽃이니 적어도 공원마다 볼 수 있을 정도는 되어야 한다면 어쩔 수 없이 나도 꼰대일까!
뜨거운 태양을 받으며 핀 무궁화 속에는 남다른 열정이 식지 않고 있다.
대학교 시절 어떤 국어과 교수님은 특별히 무궁화를 연구하는 분이셨다. 지금은 무궁화도 신품종이 나와서 분홍색, 흰색, 홍색, 보라색 다양하다. 하지만 순수한 우리나라 꽃 무궁화는 오직 흰색 무궁화라고 하셨다.
순백의 흰색 무궁화만이 백의민족을 상징하는 것이고 꽃의 중심부의 붉은색은 꽃말처럼 일편단심, 영원을 의미한다고 하셨다. 순백의 흰색과 붉은 단심이 바로 우리 민족을 상징한다고 하셨다. ‘화무십일홍’이라고 보통 꽃들이 열흘이면 지고 마는데 무궁화는 폭염과 폭우에도 보통 꽃의 열 배인 100일을 핀다고 했다. 그 무궁화의 인내와 끈기가 바로 우리 민족성이라고 하셨다.
나는 식물학자도 아니고 전문가는 아니지만 그 교수님이 무궁화에 대해 열변을 토하던, 무궁화에 대한 남다른 애정과 열정이 아직도 내 가슴에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우리나라 꽃에 대한 긍지를 일깨워주셨다.
무궁화~ 삼천리~ 화려 강~산~
애국가 후렴으로만 부르는 행사용이 아니라 우리나라 꽃에 대한 자긍심을 노래 부르고 싶어 진다.
사람마다 마음씨가 다르듯 꽃도 알고 보니 꽃마다 꽃말이 있고 사연이 있고 향기가 달랐다. 요즘 산책길에서 매일 만나는 무궁화에게 꽃말을 듣는다.
뜨거운 여름 태양도 꿋꿋이 견디며 꽃을 활짝 피우고 있는 불굴의 모습이 매일 산책길에 마주치는 나에게 말을 걸고 노래를 들려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