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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신옥 Sep 19. 2022

새벽 산책

~ 하루의 지침서 ~

오늘도 새벽 산책으로 하루를 나선다. 

아직 잠에서 덜 깬 도심 뒷길을 걸으며 하루를 시작한다. 

새벽 산책은 늘 나에게 하루를 살아가는 지침서가 된다.      



아직 어둠이 채 가시지 않은 새벽하늘을 쳐다본다.

어둠이 있기에 빛을 잃지 않고 있는 별과 마주치면 

오늘 하루도 별처럼 살고 싶어 진다.

사람들이 우러러보는 별이 아니라도 

어둠에 한 줄기 빛이라도 비쳐주는 별처럼          



우두커니 서 있는 크고 작은 나무들을 길동무처럼 만난다.

화려하지 않아도 연둣빛 새순으로 봄을 알리고 

한여름 뜨거운 뙤약 빛을 피할 수 있는 그늘이 되어 주고 

이제 군데군데 노란 잎들이 가을 낙엽을 예고하고 있다.

겉으로 연륜을 내세우지 않지만 

누구나 쉼을 얻고 기댈 수 있는 

소리 없이 말하는 나무처럼 살고 싶어 진다.          



새벽 산책 길 걷노라면 

흙에서 자라면서도 알록달록 미소를 건네는 꽃들이 발길을 멈추게 한다.

하얀 구절초에 근심을 씻고, 하늘하늘 코스모스 보며 가을을 노래한다.

각가지 색의 가을 국화가 더위에 지친 마음을 쓰다듬어 준다. 

화안한 웃음 짓는 노란 해바라기가 가진 것 없이도 풍성함을 안겨준다.

나도 오늘 하루, 눈물짓는 사람들 시름을 잊게 해주는 

이름 없는 하얀 들꽃이 되어 주고 싶어 진다.          



앞서거니 뒤서거니 새벽 산책길에 만나는 새들이 저마다 말을 건넨다.

사람들보다 먼저 일어나 하루를 시작하는 

새들의 지치지 않는 부지런한 일상에 

나도 어서 가서 오늘 할 일을 해야겠다 발길을 재촉한다.          



새벽 산책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 

세상을 바라보는 눈이 부드러워지고 마음이 가볍다.

아침 해가 밝아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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