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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신옥 Oct 13. 2022

카톡방의 온기

~ 카톡 방의 천사들 ~

오늘도 세 끼니 밥만 먹고 산 것이 아니었다.

거르지 않는 밥처럼 매일 도착되는 카톡방 진수성찬도 한몫을 한다.     



아침 밥상보다 먼저 새벽 ‘묵상’을 받는다. 

새벽 5시 30분 카톡으로 새벽 배송되는 사촌의 ‘새벽 묵상’이다.

때로는 잠에서 덜 깬 찡그린 눈으로 잠자리에 누워서 확인하기도 한다. 사촌은 엄마가 자식들을 위한 새벽밥을 챙기듯 매일 새벽 묵상 글을 보내준다. 여행 중에도, 가까운 지인들 장례식 참석 중에도, 한밤중에 도착한 시골집에서도 언제 어디서든 하루도 거르지 않고 연중무휴이다.           

 


성경말씀, 속담, 명언, 우화 등등 다양한 소재를 머리글로 시작해서 단상을 차려준다. 명문장이 따로 없다. 진심이 담겼기에 공감 백배의 명문장이다. 거부감 없는 충고와 요란하지 않은 격려가 자신을 돌아보게 하고 겸허한 자세로 하루를 맞이하게 한다. 

오늘 새벽에는 겸손을 가장한 교만을 주의하라고 일러주었다.               

 


 아침밥 먹고 난 후 디저트처럼 멋진 사진과 함께 올라오는 ‘단상’이 있다.

매일 아침마다 신앙심 깊은 여자 집사님이 카톡으로 보내주는 아름다운 사진과 간명한 ‘단상’이다. 철물점 가게를 하면서 손님이 뜸한 틈에 보내주는 사진과 글이다. 직접 작성한 것도 있고 다른 사람 작품도 있다. 무엇이든 상관없다. 아름다운 자연과 글을 보며 나에게도 보내준 정성이 고맙다.           

 


 오늘은 쌀쌀해진 날씨에 건강 잘 챙기라는 안부 인사와 한반도 지도 모양의 단풍 사진을 올렸다. 날씨는 추워졌지만 내 안의 온도를 높이라는 격려의 글도 나를 다독여 주었다.      


실제보다 더 아름다운 영상을 통해 꽃 한 송이, 나무 한 그루도 자세히 음미하며 보게 된다. 계절을 대표하는 꽃들, 나이를 알 수 없는 나무, 어떤 모습으로도 우리 마음을 어루만져 주는 하늘, 마음의 향기 전해오는 차와 커피 사진 등이 순간이동으로 날아온다. 자연에 담아내는 집사님의 마음을 음미하며 하루를 더 아름다운 마음으로 시작하게 된다.      

 


 오후가 되면 일흔이 넘은 인생 선배 언니가 보내주는 카톡이 도착한다. 

느슨해지려는 한낮 일과를 다시 다잡아 준다. 간호사로 일하다 퇴직했고 일흔이 넘은 인생 선배답게 건강에 대한 정보와 젊었을 때는 미처 깨닫지 못했고 나이 들고 보니 뒤늦게 깨닫게 된 삶의 진수가 담긴 카톡이다. 황혼길에 접어든 삶의 애틋함이 묻어나는 글에 나도 정성을 담아 댓글을 보낸다.          



 어쩌다 생각나서 보내는 카톡이 아니라 늘 정해진 시간에 어김없이 보내오는 카톡이어서 정해진 시간에 밥을 먹듯 시간이 되면 카톡을 확인한다. 그들을 만난 듯 반갑다. 나 한 사람에게만 보내는 카톡이 아니고 단체 문자라도 서운하지 않다. 이 좋은 글과 사진들을 더 많은 사람들과 공유하라고 권하곤 한다.           



 굽이굽이 예순을 넘은 그들의 진솔한 삶의 모습을 알기에 그들이 보내주는 카톡이 내 마음에 온기가 되고 힐링이 된다.   


  

                                                                (카톡으로  받은 사진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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