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도날드 vs 버거킹 : 감정적 브랜딩과 체험적 브랜딩
소문난 빅맥 마니아인 나는 종종 맥도날드에 들르곤 한다. 한 때는 1주일 1빅맥 안 하면 금단증상(?)이 있었을 정도. 그렇게 평상시에는 서둘러 빅맥을 테이크아웃 해서 나오곤 했었는데 최근에 갔다가 눈에 띄지도 않던 '해피밀' 박스가 눈에 띄었다. "어? 해피밀 요즘에도 하는구나" 머쓱한 기분이 들기도 했다. 자타공인 맥도날드 마니아인 내가 성인이 되어서는 해피밀의 존재감조차 잊고 있었다니 말이다.
그 순간 어릴 적 기억이 물밀 듯이 밀려왔다. 그래 그때 그 시절의 맥도날드, 생일파티의 성지였지. 알록달록한 풍선들, 로널드 맥도날드의 환한 미소, 그리고 무엇보다 그 작고 신비한 상자, 해피밀. 지금 생각해 보면 그 안에 들어있던 장난감들이 그렇게 대단한 것들은 아니었는데 말이지. 그런데 왜 그렇게 설레고 즐거웠을까?
그러다 이런 생각이 들었다. "맥도날드는 대체 왜 아직도 이 해피밀에 이렇게 공을 들이는 걸까?" 1979년에 시작해서 벌써 45년 가까이 됐는데 말이다.
그러다 구글링으로 해피밀의 탄생 비화를 알게 됐는데, 이게 또 놀라웠다.
알고 보니 해피밀은 원래 어린이를 위한 게 아니었다더라. 사실은 아이와 함께 매장을 찾는 '엄마'를 위한 메뉴였다고 한다. 어린이를 데리고 식당에 가본 사람이라면 공감할 것 같다. 아이들 전용 메뉴나 장난감이 있으면 아이들이 그걸로 정신이 팔려서 보호자가 훨씬 여유롭게 식사를 할 수 있지 않나. 맥도날드는 이 점을 정확히 짚어냈던 것이다.
그런데 이 해피밀이 맥도날드의 양날의 검이 됐다는 게 또 흥미로운 지점이다.
한편으로는 엄청난 성공을 거뒀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엄청난 비판을 받는 원인이 됐으니 말이다. 해피밀에 들어있는 장난감이 아이들을 유혹해서 정크푸드를 먹게 하고 과식을 조장한다는 비판을 받고 있었으니까.
그런데 이렇게 욕을 먹으면서도 맥도날드는 왜 아직도 해피밀에 진심인 것일까? 이건 단순한 고집이나 관성은 아닐 것이다.
맥도날드의 해피밀은 '감정적 브랜딩(Emotional Branding)'의 대표적 사례다. 맥도날드는 해피밀을 통해 햄버거와 장난감이라는 물리적 제품을 넘어, 즐거움과 기대감, 그리고 추억이라는 무형의 가치를 판매하고 있다. 이러한 전략은 어린 시절부터 형성된 브랜드 친밀감을 평생의 고객 충성도로 연결시키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마치 내가 어릴 적부터 해피밀에 홀려 맥도날드를 드나든 것이 관성이 되어 성인이 되어서도 빅맥의 맛을 잊지 못해 중독(?)된 것처럼 말이다.
최근에는 환경 문제에 대응해 플라스틱 장난감을 종이 제품으로 바꾸는 등 시대의 변화에 맞춰 진화하고 있다. 이는 브랜드의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면서도, 해피밀의 본질적 매력은 유지하는 영리한 전략이라고 본다.
한편, 버거킹은 체험적 브랜딩(Experiential Branding)의 대표 사례로 소개할 수 있겠다. 감정적 브랜딩이 브랜드와 소비자 간의 감성적 연결을 중시한다면, 체험적 브랜딩은 브랜드와 소비자 간의 구체적 경험, 소비자가 어떻게 소비하고 느끼는지에 중점을 둔다.
버거킹은 '맛'과 '선택'에 초점을 맞춘 전략을 펼치고 있다. "Have It Your Way"라는 슬로건처럼, 고객이 원하는 대로 햄버거를 커스터마이징 할 수 있는 옵션을 제공한다. 실제로 나는 버거킹에서 내 취향대로 토핑을 선택해 햄버거를 주문했을 때가 특별한 기억으로 남았다.
또한, 버거킹의 대표 메뉴인 '와퍼'는 불에 직접 구운 듯한 풍미로 많은 팬을 확보하고 있다. 맥도날드가 가족 친화적 이미지에 중점을 둔다면, 버거킹은 불맛, 즉 '맛 자체'에 집중하여 더 성인 취향에 맞춘 전략을 구사한다. 버거킹의 광고는 종종 대담하고 유머러스한 톤을 사용하고 있으며, 이는 젊은 성인층에게 어필된다.
이러한 접근 방식으로 버거킹은 크리에이티브 업계에서 기발한 광고로 유명세를 얻고 있다. 특히 맥도날드를 포함한 경쟁사들을 디스 하는 트롤링 광고는 소비자들에게 색다른 재미를 선사한다. 이런 과감한 마케팅 전략은 버거킹의 브랜드 이미지를 강화하고 소비자들의 관심을 효과적으로 끌어모으고 있다.
이 글에서는 맥도날드와 버거킹의 브랜드 페르소나를 비교해 볼 것이다. 또한, 각 브랜드가 사람이 된다면 어떤 모습일지(의인화) 미드저니를 활용해 초상화로 그려낼 예정이다.
분석 도구로 A.M.O.N.G 모델을 사용할 예정이다. 이 모델은 브랜드 페르소나만을 위해 필자가 자체적으로 개발한 모델이다. 여기서 말하는 브랜드 페르소나는 '브랜드가 인간이 된다면 어떤 룩앤필일 것인가'에 대한 특수한 개념으로 한정한다. 브랜드가 시장에서 다른 경쟁 브랜드들 사이에서 어떻게 존재하고, 소비자들과 어떤 방식으로 관계를 맺고 있는지 분석하는 도구이다. 자세한 사항은 이 글 에서 확인할 수 있다.
A - Ambition & Background : 브랜드의 기원과 역사 (설립 배경, 성장 과정, 전통과 업력)
M - Message & Value : 브랜드가 전달하는 핵심 메시지와 가치 (존재 이유, 핵심 가치)
O - Outlook & Design : 브랜드의 외형적 요소 (디자인, 색상, 로고, 패키징 등 시각적 요소)
N - Nature & Personality : 브랜드의 내면적 성격 (지향하는 성격, 감정적 특성)
G - Gestures & Interaction : 브랜드와 소비자 간 관계 형성 방식 (상호작용, 커뮤니케이션 방식)
맥도날드는 1955년 일리노이 주에서 시작되어 "품질, 서비스, 청결, 가치"라는 기본 원칙을 바탕으로 성장했다. 그들의 비전은 단순한 음식 제공을 넘어, 전 세계 가족들에게 즐거운 식사 경험을 선사하는 것. 지역별 메뉴 개발 (예: 한국의 불고기 버거, 일본의 데리야끼 버거)을 통해 글로벌 브랜드의 현지화 전략을 보여준다.
1954년 마이애미에서 탄생한 버거킹은 "당신의 방식대로(Have It Your Way)"라는 슬로건 아래, 고객 개개인의 취향을 존중하는 맞춤형 경험을 제공하고자 한다.
"I'm Lovin' It"이라는 메시지를 통해 맥도날드는 단순한 음식 이상의 긍정적인 경험을 제공하고자 한다.
맥도날드는 마치 당신의 오랜 친구처럼 즐거움과 기쁨을 나눕니다. "좋은 날을 더 특별하게! 함께라면 언제든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어. 내가 준비한 버거가 오늘을 더 행복하게 만들어줄 거야!"
"Have It Your Way"는 단순한 슬로건을 넘어 고객이 음식을 선택하는 과정에서 자신의 개성을 표현할 수 있는 자유를 상징한다. 이 슬로건은 고객 맞춤형 경험을 중시하는 버거킹의 핵심 철학을 잘 보여준다.
버거킹은 마치 단골 바의 바텐더처럼 고객의 취향을 정확히 겨냥합니다. "오늘 기분이 어때? 네 스타일대로 와퍼를 커스텀해줄게. 평범한 건 지루하잖아, 우리 함께 불을 지펴보자고!”
골든 아치로 대표되는 맥도날드의 로고. 빨간색과 노란색의 조합은 에너지와 긍정적인 감정을 불러일으킨다.
맥도날드는 밝은 노란색 폴로셔츠에 빨간색 카디건을 걸친, 40대 중반의 친근한 이웃 아저씨 같습니다. 그의 얼굴에는 항상 밝은 미소가 걸려 있고, 눈가에는 주름이 깊게 패어 있습니다. 그는 주머니에 손을 넣고 어깨를 살짝 으쓱하며 장난스럽게 윙크를 합니다.
버거킹의 로고는 두 개의 오렌지 컬러 '번' 사이에 브랜드 이름을 배치하여 제품과 브랜드를 직관적으로 연결하고 있다. 단순하고 깔끔한 2D 디자인을 통해 브랜드의 전통적인 요소를 유지하면서도, 현대적인 감각을 더해 레트로 감성을 전달한다. 노란색, 빨간색, 갈색과 같은 따뜻한 색상은 버거킹의 대표 메뉴인 와퍼에서 영감을 받았다.
버거킹은 40대 초반의 자신감 넘치는 베테랑 그릴 마스터로 보입니다. 그의 머리카락은 불꽃을 연상시키는 진한 오렌지 브라운 컬러입니다. 그는 오렌지색 셔츠에 선명한 빨간색 앞치마를 두르고, 같은 빨간색의 클래식한 요리사 모자를 쓰고 있습니다. 한 손에 들고 있는 오래된 그릴 집게는 그가 전통을 중시하는 고집스러운 면모도 지니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버거킹의 2021년 리브랜딩 로고는 레트로 감성을 강조하며, 브랜드의 역사적 뿌리를 현대적인 감각으로 재해석한 것이다.
맥도날드는 마을의 중심이 되는 친절한 이웃집 아저씨 같습니다. "우리 동네 사람들 입맛은 내가 제일 잘 알지!"라며 이웃 주민들을 식사에 초대하곤 합니다. 특히 그는 동네 아이들에게 인기가 많습니다. 항상 주머니에 작은 장난감들을 가득 채워 놓고 있어, 아이들이 다가오면 즐거운 표정으로 장난감을 꺼내 선물합니다. "자, 오늘의 특별한 선물이에요. 맛있는 음식만큼 재미있는 장난감도 준비했답니다!"라고 말하며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춰 쪼그려 앉아 이야기를 나눕니다.
버거킹은 자신감 넘치는 셰프이자 위트 있는 엔터테이너 같습니다. "hey, 네 입맛이 지루해 보이는데? 내 불꽃 그릴로 네 혀에 불을 지펴줄까? 오늘의 스페셜은 '반칙왕 와퍼'야. 맥날보다 맛있다고? 당연하지!"라며 은근히 맥도날드를 디스하면서 고객을 유쾌한 맛의 모험으로 초대합니다.
맥도날드는 모든 연령층과 계층을 아우르는 포용적인 소통을 지향한다. 해피밀과 같은 가족 친화적인 메뉴로 어린이부터 노년층까지 편안하게 즐길 수 있는 경험을 제공하며 다양한 문화권의 입맛을 고려한 현지화 메뉴로 글로벌 고객과 소통하고 있다. 소셜 미디어에서는 부드럽고 친근한 톤으로 고객과 소통하며, 때로는 재치 있는 대화로 브랜드의 친근한 이미지를 강화한다.
버거킹은 고객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며, 그들의 선택과 의견을 존중한다. "당신의 방식대로" 주문할 수 있는 문화를 만들고, 때로는 도발적이고 유머러스한 광고로 고객과 재미있는 대화를 이어간다. 소셜 미디어에서는 고객의 댓글에 위트 있게 응답하며, 고객이 단순한 소비자가 아닌 브랜드 스토리를 함께 만들어가는 주체가 되도록 한다.
지금까지의 페르소나 분석을 종합하여 프롬프트를 작성했고 미드저니를 통해 초상화를 완성했다.
(그룹 지어진 사진을 클릭하면 크게 보입니다)
맥도날드 : 따뜻한 미소의 이웃집 아저씨
맥도날드는 40대 중반의 친근한 이웃집 아저씨 같은 모습입니다. 밝은 노란색 폴로셔츠에 빨간색 카디건을 걸치고, 얼굴에는 항상 따뜻한 미소를 띠고 있습니다. 그의 눈가에는 주름이 깊게 파여 있어, 오랫동안 사람들과 웃으며 소통해 온 흔적이 엿보입니다. 세심하고 배려심 넘치는 성격의 소유자로, 마을의 중심 역할을 하며 늘 이웃들의 크고 작은 일에 관심을 기울입니다. "우리 동네 사람들 입맛은 내가 제일 잘 알지!"라며 자주 이웃들을 식사에 초대합니다. 특히 아이들에게 인기가 많아, 주머니에는 항상 작은 장난감들이 가득합니다. 모든 연령층을 아우르는 포용력 있는 성격의 소유자로, 누구나 편안하게 다가갈 수 있는 따뜻한 이미지를 가지고 있습니다.
버거킹 : 대담하고 위트 있는 그릴 마스터
버거킹은 40대 초반의 자신감 넘치는 베테랑 그릴 마스터입니다. 그의 머리카락은 불꽃을 연상시키는 진한 오렌지 브라운 컬러로, 열정적인 성격을 그대로 보여줍니다. 오렌지색 셔츠에 선명한 빨간색 앞치마를 두르고, 같은 빨간색의 클래식한 요리사 모자를 쓰고 있어 전문성과 개성을 동시에 드러냅니다. 대담하고 모험을 즐기는 성격의 소유자로, 고객들에게 실험적인 메뉴를 제안하기를 즐깁니다. 위트 있는 대화와 대담한 도전으로 고객들을 매료시키는, 열정적이고 창의적인 셰프의 이미지를 가지고 있습니다.
다음 시리즈에서는 또 다른 흥미로운 브랜드들의 페르소나를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기대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