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엘리사 Oct 27. 2024

이제는 브랜드 페르소나

브랜드의 초상화를 그립니다

한때 나는 브랜드 전략을 누군가에게 설명할 때마다 아쉬움이 있었다. 타깃 고객, 포지셔닝, 메시지를 말해도... 듣는 사람이 한 번에 이해할 수 있는, 확 와닿는 표현이 필요했다. 브랜드가 살아 있는 것처럼 느껴지게 하는 무언가. 그건 브랜드를 다른 무언가에 비유하면서 설명하는 것이었다.


브랜드가 사람이라면 어떤 모습일까?

이 단순한 질문 하나로 시작됐다. 브런치에 글을 연재하기로 결심한 후 나의 인사이트는 이 질문에서 시작되었다. 브랜드를 소개하고 생성형 AI로 브랜드의 '초상화'를 그리며 마무리하는 작업을 해보기로 했다.


필자는 낮에는 브랜드 디자이너(BX 디자이너)로 일하고, 밤에는 AI 아티스트 혹은 크리에이터로 불리우며 제2의 정체성을 만들어 살아가고 있다. 최근에는 킨텍스에서 AI 아트웍 전시를 했을 정도로 두 번째 정체성에 열정을 쏟고 있다. 이 시점에서 이 두 정체성을 분리하기보다 믹스해서 유의미한 가치를 만들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석사학위까지 받으며 쌓아온 브랜더로서의 전문성과 생성형 AI 아트를 융합해 보기로 한 것이다.


이 씬에서 브랜드 초상화를 처음 시도하는 전문 작가가 되어보기로 했다. 디자이너의 시각적 센스, 직관을 바탕으로 브랜드의 본질을 시각화하는 새로운 방식을 제시하고 싶었다.





왜 지금 브랜드 페르소나인가


요즘 소비자들은 더 많은 걸 원한다. 그저 좋은 제품이나 서비스만으로는 부족하다. 브랜드와 감정적으로 교감하고 싶어 하고, 그들의 이야기에 공감하길 원한다. 단순히 타겟팅 된 고객층에 속한다는 이유만으로 브랜드를 선택하지 않는다. 그 브랜드가 얼마나 진정성 있게 자신의 가치를 전달하는지, 얼마나 일관된 모습을 보여주는지를 본다.


이제 소비자들은 브랜드에게 인격을 기대한다. 가치관과 신념이 있고, 그것을 일관되게 표현하는 브랜드를 원한다. 마치 오랫동안 알아온 친구처럼, 그 브랜드만의 특별한 매력과 개성이 묻어나길 바란다.


많은 기업들이 유저 페르소나에는 익숙하다. 제품이나 서비스를 만들 때 목표 고객의 특성을 구체화하는 작업이다. 하지만 브랜드 페르소나는 이와는 다르다. 유저 페르소나가 '우리가 누구를 위해 만드는가'에 대한 답이라면, 브랜드 페르소나는 '우리는 누구인가'에 대한 답이다. 일부에서는 이 둘을 혼용하기도 하고, 또 어떤 이들은 단순히 '브랜드 모델'의 이미지와 혼동하기도 한다. 나는 이 차이를 명확히 보여주고 싶었다.


팔 생각이 아닌 '우리는 누구입니다'를 먼저 보여주는 작업. 우리가 누군가를 만날 때도 자기소개가 중요하듯,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스캔하고 판단하고 나서 관계를 맺듯.


브랜드 페르소나는 "우리 브랜드라면 이런 상황에서 어떤 선택을 할까?" 이런 질문의 답을 찾는 나침반이 되어줄 것이다. 외부와의 소통에서는 일관된 브랜드 커뮤니케이션을 가능하게 한다. 다양한 접점에서 만나는 고객들에게 하나의 목소리로 이야기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준다.


브랜드가 하나의 인격체로 느껴질 때, 소비자들은 그 브랜드와 더 깊은 관계를 맺을 수 있다. 이는 단순한 구매를 넘어선 브랜드 로열티로 이어진다.



그래서 브랜드의 초상화를 그립니다


시각적 효과는 실로 강력하다. 인간의 뇌는 텍스트보다 이미지를 훨씬 빠르게 처리한다. '한 장의 사진이 천 마디 말의 가치가 있다'는 영어 속담처럼, 브랜드 초상화는 이런 시각적 파워를 활용해 브랜드의 본질을 순식간에 전달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 작업은 복잡한 브랜드 스토리와 가치관을 단 하나의 이미지로 응축시키는 도전이다. 로고나 심벌을 넘어, 브랜드의 영혼을 시각화하는 것이다. 필자가 만든 한 장의 이미지가 독자들의 마음속에 강렬하게 각인되어, 브랜드에 대한 깊은 이해와 감정적 연결을 형성하기를 바란다. 이것이 바로 필자가 이 작업에 열정을 쏟는 이유다. 브랜드의 정수를 담아낸 초상화를 통해, 독자들이 그 브랜드를 오래도록 기억하고 공감하게 되기를 희망한다.





A.M.O.N.G 모델, 브랜드 페르소나의 체계적 접근


이런 브랜드 페르소나를 체계적으로 분석하기 위해 A.M.O.N.G 모델을 만들었다.


Ambition & Background: 브랜드의 기원과 역사

Message & Value: 핵심 메시지와 가치

Outlook & Design: 외형적 요소

Nature & Personality: 내면적 성격

Gestures & Interaction: 소비자와의 관계 형성 방식


이 모델은 브랜드의 '겉과 속'을 차례로 들여다보며, 브랜드의 정체성을 깊이 있게 이해할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다.


AMONG이라는 네이밍에는 특별한 의미가 있다. '~사이에서', '~중에서'라는 뜻의 이 단어는 브랜드가 시장에서 여러 경쟁자들 '사이에서' 어떻게 존재하는지, 소비자들과 어떤 관계를 맺는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브랜드는 결코 혼자 존재하지 않는다. 항상 경쟁 브랜드들과 소비자들 사이에서, 그들과 상호작용하며 존재한다.


먼저 브랜드의 근원을 살펴본다. Ambition & Background는 브랜드가 왜 생겨났는지, 어떤 야망을 품고 시작되었는지를 보여준다. 브랜드의 기원과 역사는 그 브랜드의 DNA라고 할 수 있다.


그다음 브랜드가 세상에 전하고자 하는 Message & Value를 분석한다. 이는 브랜드의 존재 이유이자 핵심 가치다. 브랜드가 소비자에게 전달하고 싶은 본질적인 메시지를 담고 있다.


세 번째로 Outlook & Design을 통해 브랜드의 외형적 요소를 살펴본다. 디자인, 색상, 로고, 패키징 등 시각적 요소들이 브랜드의 메시지를 어떻게 표현하고 있는지 분석한다.


이어서 브랜드의 내면으로 들어가 Nature & Personality를 파악한다. 브랜드가 지향하는 성격과 감정적 특성을 이해하는 단계다. 마치 한 사람의 성격을 파악하듯 브랜드의 내적 특성을 분석한다.


마지막으로 Gestures & Interaction을 통해 브랜드가 소비자와 어떻게 관계를 맺는지 본다. 브랜드의 커뮤니케이션 방식, 소비자와의 상호작용 특성을 분석함으로써 브랜드 페르소나를 완성한다.


이처럼 A.M.O.N.G 모델은 브랜드의 기원부터 시작해 외형과 내면을 거쳐 최종적으로 소비자와의 관계까지 이어지는 자연스러운 흐름을 따른다. 이런 분석 방식은 특히 브랜드를 처음 접하는 사람들에게 유용하다. 브랜드를 하나의 '사람'으로 이해하는 방식은 직관적이고 친숙하기 때문이다. 마치 한 사람의 이야기를 풀어가듯, 브랜드의 정체성을 자연스럽게 이해할 수 있다.






앞으로의 브랜딩은 더욱 인간적인 방향으로 나아갈 것이다. 브랜드 페르소나는 그 중심에 서 있다. 그래서 이에 관한 글을 써 나갈 것이다. 브랜드가 더 이상 차가운 로고나 상표가 아닌, 살아 숨 쉬는 인격체로 다가오는 순간을 함께 나누고 싶다. 이제는 브랜드 페르소나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