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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간여행자 Sep 04. 2020

충분한 애도와 시간이 주는 위로

(사별의 치유와 회복 4)

사랑하는 이를 잃은 사람에게 이제는 그만 슬퍼할 때가 되지 않았냐는 말은 사별자들이 가장 듣기 싫어하는 말 중의 하나이다. 그런 말을 들을 때면 당신이 사별자가 되었을 때 그 말을 들으면 기분이 어떨 것 같냐고 묻고 싶어진다. 슬픔은 때가 되면 서서히 옅어질 것이다. 인위적으로 슬픔을 멈추게 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은 불필요할 뿐만 아니라 바람직하지도 않다.


슬픔과 고통을 무시하고 괜찮은 척하는 것은 사실 문제를 더 악화시킬 수 있다. 치유를 원한다면 슬픔을 회피하기보다는 충분한 애도의 시간을 갖는 것이 좋다. 슬프고 화가 나고 서러운 감정이 드는 것은 사별자가 겪는 자연스러운 반응이다. 애도의 시간은 사람마다 다르기 때문에 당신의 슬픔이 좀 더 오래 지속된다고 해서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다. 배우자를 잃는 스트레스는 당신이 겪어온 어떤 괴로움보다 더 크고 오래 지속된다.


감정을 솔직하게 드러내는 것은 회복에 많은 도움이 된다. 눈물이 쏟아지면 그냥 우는 것이 좋다. 눈물을 쉽게 흘리면 심약한 사람으로 간주될 수도 있지만 타인의 시선 때문에 충분한 애도의 시간을 가지지 못한다면 당신의 괴로움은 더 길어질 것이다.


애도는 고통스러울 수 있지만 상실에 대한 정상적이고 건강한 반응이다. 사별자의 감정은 롤러코스터를 타는 것과 같아서 그럭저럭 잘 지내는 것 같다가도 갑자기 어떤 계기로 감정이 격동해서 슬픔에 빠져들게 되는 경우가 있다. 이제 좋아지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느닷없이 이런 경우를 만나게 되면 바보가 된 것 같기도 하고 모든 것이 무너져 내리는 기분이 든다. 하지만 괜찮다. 이런 것 또한 사별자가 겪게 되는 아주 자연스러운 현상일 뿐이다. 시간이 지나면서 슬픔의 강도가 줄어들 듯이 격동하는 감정도 잔잔해 질 날이 올 것이다.


“시간이 약이다”라는 말이 있다. 모든 경우에 다 적용할 수 있는 격언은 아니겠지만 적어도 사별자에게는 도움이 되는 말이다. 사별한지 몇 년 되지 않은 분들 중에는 이 말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사람도 있지만 오래된 분들은 대부분 이 말에 동의한다. 사별의 아픔이 완전히 사라지지는 않지만 아픔은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약해진다. 시간이 주는 위로는 분명히 있다. 아픔의 시간을 잘 견뎌내면 도저히 견딜 수 없을 것 같던 슬픔이 이제는 견딜만한 슬픔으로 바뀌게 되는 시간이 온다.


환경이 바뀌면 새로운 것에 적응하는 시간이 필요하듯이 사별이라는 큰 충격과 변화가 생기면 거기에 적응하는 데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그러니 너무 조급하게 생각하지 말고 떠난 사람을 그리워하고 헤어짐을 슬퍼하는 충분한 시간을 가져라. 시간이 많이 지나면 마치 늘 그래왔던 것처럼 그 사람 없이 살아가는 것도 이상하지 않게 느껴질 때가 올 것이다.


“큰 슬픔이 거센 강물처럼 네 삶에 밀려와

마음의 평화를 산산조각내고

가장 소중한 것들을 네 눈에서 영원히 앗아갈 때면

네 가슴에 대고 말하라

이 또한 지나가리라“

(Lanta Wilson Smit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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