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소한 슬픔에 대하여 3

수장水葬

by 소위 김하진

사소한 슬픔에 대하여 3

- 수장 水葬


소위


작은 통나무배 한 척이

바닷가에 놓여 있다


뱃머리에 선 노인이 노래를 부른다

시든 꽃 한 다발을 움켜 쥔 네가 서 있다


배 안엔 삼나무 관 하나

하얀 백합들이 흩뿌려진 속에 내가 누워 있다


너는 울지 않는데

나의 눈과 코와 입은 젖고 있다


물이 싫다

바다도 싫다

그러나 아무도 내게 묻지 않았다


나의 죽음은 사소하다

너만이 찢어진 백합과 검은 물이 흐르는 바다와 노인의 갈라진 노랫소리를 기억하겠지


너는 울지 않는데

나의 심장과 폐와 위는 젖고 있다


나의 죽음은 사소하다

오기로 한 너는 오지 않고 오지 않을 것 같던 죽음이 먼저 찾아왔다

시든 꽃 한 다발이 버석거리다 먼지가 되어 부서진다

너도 함께 가루가 되어 흔적도 없이 사방으로 흩어진다


작은 통나무 배 한 척이

바다 위에 떠 있다

그곳에는 노인도 너도 나도 없다


나는 잠에서 깨어난다

나인지 너인지 모를 사소한 죽음에 대해

오래도록

사소한 슬픔에 잠긴다


출처 Pixab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