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자 감옥

삶은 빛도 어둠도 아니다.

by 소위 김하진

그림자 감옥


소위


달빛이 쏟아져 방 안까지 환하다

눈이 시려 고개를 돌리자

맞은편으로 보이는 그림자 감옥

빛을 등져야만 보이는

의 어둠


삶이 무거울 땐 빛을 찾아 걸었고

삶이 가벼울 땐 빛을 보며 걸었네.

삶이 버거울 땐 빛을 잡고 걸었고

삶이 우스울 땐 빛을 안고 걸었네.


그럼에도 언제나 내 등 뒤에 있었던 것은

그림자 감옥

저기에 갇혀 늘 제자리인 줄도 모르고.


쇠창살을 아무리 잡아 뜯어도

꼼짝하지 않는 그림자

빛이 환하면

더욱더 선명해질 뿐인 그림자


감옥을 탈출할 유일한 방법은

더욱더 캄캄해질

더 이상 갈망하지 않을 것


빛에 취하지 않고

그림자 감옥에 갇히지 않고

빛보다 어둠보다 먼저 눈을 감아버리는 것

그리하여 살아내기

결국엔 죽기


그것이 삶이다.


출처 Pixab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