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에서

거리의 사람들과 만나다

by 소위 김하진

거리에서

소위

거리에 사람들이 하나 둘 지나간다.
대낮의 햇살과 먼지가 셋 넷 내려앉고
길가 카페의 하릴없는 눈은 다섯 여섯 숫자를 센다.

교복을 입은 아이들이 폴짝폴짝 잔망스럽다.
맨살을 드러낸 미니스커트 아가씨가 또각또각 도도하다.
가방을 질끈 둘러멘 젊은이가 터덜터덜 무겁다.
팔짱을 꼬옥 낀 남녀가 사뿐사뿐 사랑옵다.
손을 꽈악 쥐고 가는 엄마와 아들이 성큼성큼 재다.

다들 어디를 그리 가는지
하릴없는 눈이 총총총 뒤를 따라 걷는다.
걷다 놓치고 걷다 놓치며 시간이 일곱 여덟 흘러간다.

따라가던 눈이 걸어가던 눈과 마주친다.
얼굴은 달라도 였다가 이다가 일 거라며 웃는다.
걸어가던 눈이 찡그리며 휙 돌아서 가버린다.

대낮의 거리에서 길가 카페의 하릴없는 눈은
나였다가 나이다가 나일 지도 모르는
너를 보며 아홉 열 숫자를 센다.


출처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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