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브런치 그레이 어워즈 '페이스메이커'상 수상
어제는 모두가 기다렸던 브런치 대상 발표 날이었지요. 많은 작가님들께서 혹시나 하며 기대하셨을 텐데 결과를 보고 씁쓸한 침을 삼키셨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혼신의 힘을 다해 준비한 분들이라면 눈물을 흘리셨을 수도 있겠고요. 브런치를 시작하고 발표 결과를 볼 때마다 '저 상은 내겐 머나먼 것이구나.' 하면서 구겨진 신문지처럼 초라해지곤 했습니다. 올해는 제 스스로 만족할 만한 작품을 내지 않았기에 별다른 실망도 없었지만요. (초단편소설집을 공모하려고 했는데 중간에 밀리의 서재에서 당선되는 바람에 출품하지 못했어요...)
매해 수상작을 보면 공통점은 하나 있습니다. 주제가 뾰족하거나 이슈가 될 만한 무언가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지요. 출판사에서 출간하고 싶은 주제를 미리 정한 후 작품을 고른다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습니다. 다들 이 정도는 파악하셨겠지요? 향후 브런치북 대상을 목표로 하신다면 지난 수상작들을 보시고 그 결이나 흐름을 파악하는 게 우선이란 생각이 듭니다. 한 가지 안타까운 건 메인에 오른다거나 에디터픽 글이나 최신 인기글에 선정되는 것, 구독자가 많고 조회수가 높은 것, 브런치에서 인기가 있는 것 등과 대상은 아무 연관이 없다는 사실이지요.
제가 처음 브런치 작가가 되어 브런치북 대상작들을 보고 놀랐던 건 활동도 하지 않고 오로지 브런치북 공모전 용 글 하나만 올린 분들이 대상이란 사실이었습니다. 올해도 비슷한 분들은 계시더군요. 그래서 더 심사 기준은 깜깜할 뿐입니다. 심사 기준을 모르니 그것에 다다르기 위해 노력한다는 건 모래사장에서 바늘 찾기나 마찬가지가 되는 것이죠. 브런치 대상만 놓고 보자면 브런치 내에서 열심히 활동할 필요는 없어 보입니다. 그런 것들이 대상 심사 시 고려 사항이 아닌 듯하니까요. 첫해부터 그건 알고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브런치에서 작가님들과 교류하며 적극적으로 활동해 왔습니다. 이유는 브런치가 내 글을 전시하는 공간만이 아닌 사람과 사람이 마음을 나누는 공간이기도 하다는 믿음이 있었기 때문이지요.
매해 수많은 작가님들이 꿈을 가지고 도전합니다. 저 역시 그래 왔고요. 하지만 실망과 좌절도 반복되어 왔지요. 14,000여 작품 중 10개라면 사실 신춘문예보다 경쟁률이 높고 여타의 어떤 공모전보다 치열합니다. 여기에서 대상을 받지 못했다고 해서 절망할 이유는 없지요. 게다가 브런치엔 일상 에세이를 쓰시는 분들이 상당히 많습니다. 어쩌면 처음부터 책이 되긴 힘든 주제로 글을 쓰고 있는 건 아닌지 스스로 돌아보아야 할 수도 있습니다. 이런저런 냉철한 고민과 판단을 해 보시면 좋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저 같은 경우는 이미 출간을 했으니 앞으로도 브런치 대상에 선정될 가능성은 없습니다. 아무래도 브런치는 신생 작가들에게 더 많은 기회를 주는 곳이니까요. 그것에 대해 억울한 생각도 없습니다. 기회는 골고루 주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아직 출간 전인 분들이라면 2026년 브런치 활동에 대해 이번 기회에 방향을 새롭게 세워보는 것도 좋을 듯합니다. 늘 같은 방식만을 고집하면서 성과가 나오지 않는다고 답답해하면 안 되니까요. 물론 저는 브런치 관계자가 아니니 모든 건 혼자만의 추측이고 개인의 의견일 뿐입니다. 그 점은 고려해 주세요.
여하튼 저는 브런치 대상에 또 떨어졌습니다. 대신 다른 상을 받았습니다. 제가 브런치 활동하면서 처음으로 받은 상이라 너무나 뜻깊고 기뻐서 자랑하려고 합니다. 그리고 아마 마지막으로 받는 상이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ㅠㅠ 회색토끼 작가님께서 주최한 2025 브런치 그레이 어워즈에서 '페이스 메이커' 상을 받았습니다. 아래 링크한 글을 들어가 보시면 저의 수상 소감이 담긴 인터뷰가 있습니다. 이 글의 댓글창은 닫겠습니다. 혹시라도 축하의 메시지를 남겨 주실 분들은 아래 링크 글에 부탁드려요^^ 이 상을 주최하고 힘들게 이끌고 가시는 회색토끼 작가님께 응원의 말씀 한마디도 부탁드립니다. 회색토끼 작가님께 다시 한번 더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수상에 실패한 수많은 작가님들! 힘내세요~
한쪽 문이 닫히면 다른 쪽 문이 열리는 게 인생이잖아요..
오늘도 '그냥' 가던 길을 가면 됩니다. 우리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