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에서 갑으로 살아 보는 맛
요즘은 평생 직업, 평생직장이라는 개념이 사라졌지만, 여전히 많은 사람은 정부나 정부 관련 직장을 선호한다. 캐나다에서는 공무원이 여유로운 여가시간을 보낼 수 있고 연봉과 복지가 보장되어 많은 사람들이 원하는 인기 있는 직업이다. 캐나다에서 20년 넘게 IT 개발자 공무원으로 근무 중인 남편은 비교적 연봉이 높고 정년도 없기에 나 역시 자연스럽게 정부 관련 기관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그래 딱 이곳이야!”
내가 다닌 회사는 OACETT다. OACETT(The Ontario Association of Certified Engineering Technicians and Technologists)이라는 곳으로 온타리오주 엔지니어링 관련 정부 규제 기관이며 자격증을 부여하는 전문협회다. 비영리 기업으로 많은 복지를 제공하며 연봉도 동종 업계에서 비교적 많은 편이었다. 그토록 바라던 정규직 자리였기에 더할 나위 없이 맘에 들었다.
OACETT 출근은 생각했던 것보다 더 만족스러웠다. 많이 배울 수 있고 동료 및 사람들과의 교류와 기회가 많은 직장을 늘 바라왔다. 딱 그런 곳임을 첫날 바로 느꼈다. 정부의 이민정책이나 법이 바뀔 때마다 회사 규제와 정책이 바뀐다. 정부 정책에 민감하게 신경 쓰고 꾸준히 배우고 공부할 수 있어 좋았다. 그런 면들이 보람되고 재밌었다. 다니는 동안 자존감을 되찾을 수 있었다. 아무나 넘볼 수 없는 CEO의 대표 직속 비서도 맡았었다. 회사에서 많은 공헌 활동을 펼칠 수 있었고 늘 감사한 마음을 가지고 다닌 회사였다.
“여기선 내가 갑이구나!” 느낀 사건이 있다. 상담 중 동료에게 심한 욕을 한 네이티브 캐네디언이 있었다. 원하는 대로 자격증이 나오지 않고 시간도 많이 흘렀기 때문이다. 회사에선 이 회원의 무례한 언행에 대해 단호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결정했다. 결과적으로 그 회원은 청문회를 가진 후 공개 사과를 해야 했다. 그것도 모자라 다시는 우리 회사에서 자격증을 취득하지 못하도록 처리되었다. 또 비슷한 다른 정부 규제 기관에도 블랙리스트로 올라갔다.
정부 관련 자격증을 획득·유지하기 위해 지식과 시험을 통과하는 하드 스킬(Hard skills)도 중요하지만 소프트 스킬(Soft skills)이라 칭하는 인간관계, 커뮤니케이션, 리더십, 그리고 팀워크 기술 등도 중요하다. 무엇보다 윤리 의식을 정말로 중시한다.
이 사건 외에도 조금이라도 문제가 발생하면 회사 임원들은 항상 우리 직원들 편이 되어 문제를 해결했다. 그런 문화로 인해 회사 다닐 맛이 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