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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진경 Feb 01. 2022

액와막 증후군을 아시나요?

유방암 수술 후 대표적인 후유증

 유방암 수술한 지 8개월 만에 후유증이 생겼다. 바로 림프부종과 액와막 증후군. 그동안 수술한 팔에 부종이 오지 않게 그렇게 노력했건만. 한 순간의 잘못된 판단이 이런 결과를 초래할 줄이야. 특히 림프부종에 대해서는 익히 들어 알고 있었지만 '액와막 증훈군'이라는 낯선 용어가 나를 당황케 했다. 진단을 받고 '유방암에 대해 많이 공부했다고 생각했는데 아직도 모르는 게 많구나.' 저절로 한숨이 나왔다. 그리고 병원에서는 왜 환자들에게 이런 것을 미리 알려주지 않는 것인지 지나고 나면 늘 아쉬움이 남는다.   

                       

액와막 증후군이란?
유방암 특히 겨드랑이 림프절 절제를 한 경우에 겨드랑이부터 시작해서 팔꿈치 또는 손가락 끝까지 마치 밧줄 같은 것이 생기는 현상


 액와막 증후군은 유방암 수술 후 대표적인 후유증으로 유방암 수술 후에 겨드랑이에서 팔 쪽으로 이어지는 긴 띠 모양의 구조물이 보이거나 잡히고, 팔을 들거나 뻗을 때 당기면서 팔의 가동 범위를 제한하는 대표적인 증상이다. 특히 액와 림프절 절제 후 흔히 나타날 수 있으며 관련 논문에 따르면 주로 수술 후 첫 8주 내에 발생한다고 한다. 나처럼 수술 후 한참 뒤에 나타나는 경우는 근육에 무리를 주어서 그렇다고 한다.      


 2주 전, 필라테스 상체 근력 수업을 들은 것이 화근이었다. 수업 중 팔 근육을 이용하여 상체를 지탱하고 팔로 버티는 동작이 유독 많았는데 그날 이후로 계속 팔이 불편하고 아팠다. 예전에는 수술한 부위만 아팠다면 이번에는 팔꿈치와 어깨 사이의 뒷 근육이 계속 당겼다. 팔을 들어 올리는 것도 수술 후 지금까지 별 문제가 없었는데 갑자기 '악'하고 소리가 날 만큼 통증이 생겼다. 만세를 하고 거울을 보니 겨드랑이에서 팔 쪽으로 이어지는 구간에 힘줄처럼 튀어나와 있는 것이 보였다. 한눈에 봐도 왼쪽과는 달랐다.      


 처음 재활의학과를 방문할 때만 해도 '액와막 증후군'이라는 개념 자체를 몰랐다. 그저 팔의 근육통이라 생각했다. 본원의 재활의학과에서 치료를 받고 싶었지만 진료가 한 달 넘게 밀려있었다. 급한 대로 동네 2차 병원에 예약을 했고, 의사는 나의 팔을 만져보지도, 육안으로 상태를 보지도 않고 도수 치료를 권했다. 환자의 상태를 보지도 않고 어떻게 치료를 하겠다는 건지 실망스러웠다. 그때까지도 나는 막연히 림프부종이 아닐까 불안했는데 도수 치료사도 그저 예방 차원의 림프 마사지만 실시할 뿐 별다른 처치가 없었다.

     

 두 번째 간 재활의학과에서 팔의 둘레를 재고, 미세한 림프 부종이 있음을 발견했다. 양쪽 팔 둘레를 재보니 수술한 쪽의 팔이 조금씩 더 부어있었고 림프 부종 초기에 해당한다는 얘기를 들었다. 그리고 도수 치료사가 치료를 하면서 드디어 '액와막 증후군'이라는 개념을 알려주었다.      


 집에 와서 '액와막 증후군'을 검색하며 그제야 모든 의문이 풀리는 기분이었다. 겨드랑이에 왜 힘줄 같은 게 생긴 건지, 왜 수술 부위와 상관없이 팔 아래쪽이 당겼는지 이해가 되었다. 한 논문에 따르면 액와막 증후군은 수술한 여성의 1/3에서 발생했으며 특히 60세 이상의 환자의 경우 액와막 증후군의 발생 확률이 73% 더 높았다고 보고하고 있다. 이에 따르면, 유방암 생존자의 30%는 생존 첫해에 액와막 증후군을 갖게 되는 셈이다. 따라서 60세 이상의 여성과 액와막 증후군을 겪는 모든 여성은 림프 부종 발생 위험이 증가하므로 수술 후 세심한 관리를 통해 액와막 증후군을 조기 발견하는 것을 권고하고 있었다.      


 그러나 현실은 어떠할까? 나를 포함하여 대부분의 환자들은 액와막 증후군에 대해 교육받은 적이 없으며, 자신이 액와막 증후군이 생겼다는 사실조차 모르는 경우가 많다. 심지어 액와막 증후군의 증상이 수술 후 회복의 정상적인 부분이라고 믿은 환자들도 많았다. 나 역시도 두 번째 재활의학과를 찾지 않았다면 림프 부종과 액와막 증후군이 온 것도 모르고, 안일하게 예방적 처치만 받았을 것이 아닌가. 논문에서는 액와막 증후군의 치료방법으로 환자의 조기교육, 자가운동, 연부 조직 이완, 스트레칭, 붕대 요법 및 림프 치료 등을 제시하고 있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액와막 증후군을 조기 발견하여 어깨의 가동 범위 제한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지속적인 스트레칭과 통증관리를 하는 것이라고 한다.      


 실제로 주변 환자들에게 수소문을 해보니 액와막 증후군은 한 번 발생하면 계속 발생하기 쉽기 때문에 적극적인 재활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했다. 또 숙련된 도수 치료사가 유착된 조직을 끊어주는 것이 가장 좋은 치료법이라고 한다. 문제는 일반 동네 병원에는 액와막 증후군을 다루어본 도수 치료사가 많지 않고, 본원의 재활의학과 진료는 받기 어렵다는 데 있었다. 결국 유방암 수술 후에 통증이 없어도 재활의학과 협진을 요청하여, 재활의학과 진료를 봐 두는 게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많은 환자들이 아프기 전에는 병원을 찾지 않지만, 대학병원 진료는 아픈 후에 가면 너무 늦어지는 것이 현실이기에.      


 액와막 증후군에 대해 자세히 다루었지만 림프 부종 또한 방심해선 안될 것이다. 실제로 감시림프절만 떼낸 경우 림프부종이 올 위험은 거의 없다고 알고 있어서 나 스스로도 너무 안일했던 것 같다. 림프 부종의 위험은 감시림프절을 뗀 경우 3%, 방사선 치료를 받은 경우 5%로 증가한다. 나름 희박한 확률이라 내가 5%에 들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나의 경우 무리한 운동이 그 원인이었으니, 누굴 탓하겠나. 유방암 환자는 플랭크 자세, 팔 굽혀 펴기, 팔 잡아당기는 동작 등 팔에 무리가 가는 운동은 절대 해선 안되며, 조심 또 조심하자고 강조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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