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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엘라 Dec 05. 2021

8년차 스타트업의 컬쳐덱 수립

모든 팀의 숙원사업, 컬쳐덱 수립


“히읗님, 시급한 일이 생겼어요. 컬쳐덱 수립을 서둘러야 할 것 같아요. 두달 뒤 타운홀에서 발표할 예정이에요.”


조직문화 담당자로 입사할 때부터 걸려있던 프로젝트는 컬쳐덱 수립이었다, 다만 문화라는  자체가 이미 형성되어 있는 조직의 경우  조직문화를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부르게 지금 시작하겠습니다. 하고 싶지 않았다. 구성원과 신뢰가 없는데 무작정하겠다고 달려드는  생각보다 불편함을 만들기 쉽기 때문이다. 모든 일에 기본은 신뢰다.


내게 미션이 주어졌을 때, 인정받기 위한 결과보다는 진짜 이 조직에 필요한 조직문화를 만들기를 결심했다. 신뢰를 쌓아가는 과정을 겪으며 정말 이 기업에 대한 애정도가 높아졌다. 우리 기업에 정말 컬쳐덱이 왜 필요할까 질문을 해나가며 얻고자 하는 것이 명확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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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처덱이 필요한 이유

1. 공통된 방향성이 없어 구성원이 혼란을 느낌

2. 우리가 어떤 사람들이 되어야 하는지 방향성을 원함

3. 일을 하는데 자율과 책임의 범위가 혼란스러움

4. 우리가 무엇을 추구하는지 모르겠음


구성원들은 물음표가 많은 상태였다.

"우리 기업이 좋은 문화가 많은 것도 알겠지만 뭐가 좋은지 모르겠어요"

"우리는 플랫폼 기업인가요? 아니면 기술 기업인가요?"

"우리는 어디를 지향해야하죠?"

"팀 사일로 현상이 점점 심해지는 것 같아요."

"책임의 범위가 명확했으면 좋겠고 상벌도 명확했으면 좋겠어요."


이야기를 듣다보니 전 직장의 마케팅 상무님께 들은 이야기가 생각났다. 직장에서 팀간의 관계를 회복하는 방법은 단순하게 '일이 되면 되고, 관계는 일로 회복하면 된다.'라는 지론이었다.


지금 팀 사일로 현상부터 방향을 모르겠고 혼란을 겪는 건 그저 일이 진행이 안되고 있고, 그래서 성과가 안나고 있다는 말로 들렸다. 일의 방향성과 책임과 역할이 명확하지 않은거니 목표와 일하는 방법을 정리해주면 되겠다는 결론이 나왔다.


컬처덱은 결국 일을 하기 위해 모인 우리가 일을 성공적으로 만들어가는 과정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다.


컬쳐덱을 통해 얻고자 하는 것

1. 구성원이 일을 더 잘하고, 쉽게 할 수 있도록 하는 도구

2. 공통된 목표와 이상적인 청사진을 그려주는 것

3. 상장을 준비하는 지금 외부에 우리가 어떤 존재인지 설명가능한 것

4. 내부 외부에 통일된 어감으로 우리의 비전과 전략을 설명하는 것


원래는 컬쳐덱이 아닌 비전포트폴리오가 명칭이었으나, 구성원들이 컬쳐덱이란 말이 익숙해 그를 반영해 컬쳐덱이라는 명칭으로 통합했다.


컬쳐덱 구성

1. 미션

2. 비전

3. 핵심가치

4. 인재상

5. 일하는방법 (우리가 성공하는 10가지 방법)


우리는 첫 컬쳐덱 작업인 만큼 5가지 항목으로 구성했다. 그리고 지금껏 컬쳐덱을 만드려고 노력했으나 여러번 번복했던 만큼 이번에는 완벽하지 않아도 '탕탕탕'을 하기로 했다. 우리에게는 공통된 이상향이 필요했다.



컬쳐덱 진행과정


1. 서면 설문 진행 (미션, 비전, 핵심가치, 일하는 방법, 인재상)
총 25가지의 질문으로 구성, 응답완료 예상 시간:50분 *실제로 한시간반 걸렸다는 동료도 있었음..ㅎ


질문을 구성할 때 중요하게 생각했던 것은 긍정적 생각의 전환이었다. 기업에 대한 질문지를 작성할 때 가장 조심해야하는 부분은 기업에 대한 불평을 늘어놓는 자리로 만들면 안되는 것이다. 그러다보면 결국 회의적으로 되고, 좋은 답을 얻을 수 없다. 두가지 모두 점검이 필요하다. 개인이 그에 맞는 노력을 하고 있었는지, 조직이 그런 환경을 제공해주고 있었는지 말이다. 현재의 모습과 이상적인 모습 두가지를 모두 점검하고 그 갭을 줄이기 위한 이후 프로그램을 고민하는 것이 필요하다. 원하는 답을 얻기 위한 질문으로 구성했고 원하는 답을 얻었다.


2. 대면 인터뷰 진행 (시간 관계상, 사전 설문을 바탕으로 10-15명 정도만 인터뷰)

사람마다 질문은 다르게 진행, 첫질문과 마지막 질문만 동일하게 긍정적인 질문으로 마무리 약 1시간 소요.


설문 답 해준 것을 토대로 진행했다. 그 중 깊이 있는 답을 준 구성원 10-15명을 선발해 인터뷰를 진행했다. 고민이 많은 직원은 이걸 핑계로 상담도 했다. 그렇게 신뢰도 쌓았다. 최근 입사자들에게는 첫 질문은 "우리 회사에 입사를 결정한 결정적인 이유" 였고 3년이상 근속한 직원의 경우 "이 회사에 남아 있었던 이유"를 물어봤다.


본인이 입사할 때 발견한 이상향과 긍정적인 조직문화를 발견하기 위함이었고, 남아있을 수 있었던 이유는 우리 기업의 경우 힘든 시기가 많았다. 그리고 비상경영을 실현하면서 복지가 전부 중단되던 시점에도 남아있던 직원들의 남아있던 이유가 정말 궁금했다.그 이야기들을 들으며 더 좋은 조직문화를 만들어야겠다는 다짐을 했다.


3. 경영자 인터뷰 진행

경영의 방향을 점검하고 구성원과의 비전의 갭을 확인


최악의 컬쳐덱은 경영자가 하고 싶지 않은 컬쳐덱이다. 그래서 경영자가 하고 싶어지고 가슴떨리는 컬쳐덱을 같이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경영자는 깃발을 드는 사람이다. 경영자가 일하고 싶은 조직문화를 만드는 것도 중요하다. 경영자의 인터뷰를 통해 반드시 컬쳐덱에 넣어야할 내용을 구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미션과 비전은 반드시 경영자의 머리에서 나와야한다.


(+ 다짐. 인사를 진행했던 많은 사람들은 회의감이 있다. 결국 모든 조직의 결과는 경영자로 인해 나온다는 말이다. 사실이고 일의 가장 큰 허들이 경영자가 될 때가 있다. 그러나 난 경영자도 조직문화를 이길 수 없다고 믿고 일하기로 했다. 내가 허들이 경영자임을 인정하면 할 수 있는 일이 없다. )


4. 데이터 분석 및 컬쳐덱 초고 작성

5. 컬쳐덱 문구/ 마케팅팀과 논의

6. 1차 컬쳐덱 완성본 C-Lev 보고

7. 완성된 컬쳐덱 발표준비

8. 타운홀에서 발표


크게 이러한 과정으로 진행되었다. 진행하면서 치고 들어오는 다양한 일들 덕에 한가지 과업에 집중하기가 쉽지 않아 초과근무하는 날이 많았다. 그래도 이번만 마무리하면, 이라는 마음으로 차근차근 마무리해나갔고 1차 컬쳐덱 보고를 했을 때 생각보다 뒤엎는 내용이 많지 않았다. 다만, 팀장님과 나는 만족점을 찾아 토론하고 또 토론해나가면서 가장 마지막 컬쳐덱 완성본을 만들었을 때 '아 진짜 이렇게 하면 우리 성공할 수 있겠다.'라는 기쁨이 생겼다. 그런게 확신을 가진 결과물이 아닐까. 부디 한명 한명에게 힘이 되는 컬쳐덱이 되기를 바란다.


컬쳐덱을 마무리하던 밤,  팀장님과 나눈 말이 마음에 크게 남는다.

"마음에 들지 않는 결과물로 일을 진행해야하는 것만큼 괴로운 일은 없어요. 내가 왜 이렇게 했지? 라는 질문이 자꾸 남으면 일이 하기 싫어지거든요."


진행하면서 발생했던 다사다난했던 일들은 다음 편에 이어서 적겠습니다.

모든 인사팀, 조직문화팀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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