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25살에 죽기로 결심했었는데 20대 후반까지 사는 바람에 못 볼 꼴을 너무 많이 본다고 생각했던 때가 있었어요. 감사는커녕, 숨 하나 내쉬는 것도 어려웠을 때가 있었죠.
그렇다고 죽기에는 내가 죽은 자리에 "걔, 파혼하더니 결국 죽었다며."라는 말이 남아 고작 그런 남자 하나 때문에 죽은 사람이 될까 봐 함부로 죽을 수도 없어서 얼마나 억울했는지 몰라요.
그래서 저는 억지로 감사하기 시작했어요. 그냥 어느 날은 손가락이 움직이는 것만으로도 감사했고, 아무것도 삼키지 못했던 시간의 끝엔 물을 삼킨 것에 감사했고 슬슬 몸에 힘을 주고 밖으로 나서기 시작했을 땐 하늘이 맑은 것이 그렇게 감사했어요.
그렇게 오늘, 감사가 365번째를 맞이했고 매일매일 감사했더니 이렇게 좋아하는 글을 쓰며 마음을 가다듬게 되었네요.
이 글의 수신인은 누구인지 모르지만, 잘 살아내서 기특한 발신인이 분명해서 글을 남겨봐요.
저는 감사를 이어갈 거예요. 그래서, 이 글이 닿은 익명의 수신인인 당신도 감사하기를, 그래서 살아내기를 지나가던 글자에 힘을 실어 보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