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이 세 개면 불편하겠다

그냥 사랑할래

by 최유정

짐이 너무 많아서 땀을 뻘뻘 흘리며 말 그대로 이고 지고 가던 길에 손이 왜 두 개뿐인지 짜증을 툴툴 내던 차, 그런 생각이 들었다?


'근데 손이 세 개면 불편하겠다.'

막상 손이 세 개면 진짜 사랑하기 쉽지 않을 것 같더라고.

손이 세 개면 말이야.

두 손은 사랑하는 사람을 안고, 한 손은 휴대폰을 볼 것만 같아.

두 손은 사랑하는 사람을 만지며, 한 손은 군것질을 먹을 것만 같아.

두 손은 바쁘게 일을 처리하면서, 한 손으론 사랑하는 사람의 팔베개를 할 것 같아.

두 손은 주머니에 찔러 넣고, 한 손으론 사랑스러운 순간을 촬영할 것 같아.

두 손은 지친 이의 어깨를 주무르며, 한 손으론 책을 읽을 것만 같아.


그 어느 것 하나에도 제대로 집중하지 못한 채, 그냥 동시에 여러 일을 하는 사람이 되어 오히려 사랑에서는 바보가 될 것만 같아. 그래도 세 개의 팔이 더 효율적이라고 외치는 세팔 옹호자들로 인해, 세상의 기준이 효율이 아닌 것을 배척할 것만 같아. 그냥 상상을 하면 할수록 더 파괴적이고 더 중독적인 삶이 될 것만 같아.


그래서 그냥, 짐을 잠깐 내려놓고 벌겋게 올라온 손목을 문지르고 손이 더 있었으면 좋겠다는 말을 삼켜봐. 나는 아무래도 손이 두 개인 게 좋은 것 같아. 멀티태스킹이 안 되는 사람이라 정말 효율일지도 의문이기도 하고, 뭐 단순하게는 손이 세 개면 하나는 어디에 달 거야. 뭔가 이상하잖아.


충분히 쓰다듬고, 충분히 끌어안고, 충분히 집중하고, 충분히 사랑할래. 그게 더 좋겠어. 그냥 나는 손이 두 개인채로 살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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