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미용실에 다녀왔다. 상큼하게 단발머리를 하고 아이들을 만나면 무슨 말을 들을까 설레었다. 그런데..
일호: 엄마.. 머리가..
엄마: 응! 엄마 머리했어~ (기대 가득)
일호: 엄마 머리가 좀.. 이상한데..
엄마: (당황) 아.. 그래? 너무 짧아?
일호: 응. 너무하네.
쳇.. 그래.. 그래도 너는 소신껏 말할 수 있는 사람이니 되었다.
이호: 엄마, 오늘 학교에서 어쩌고 저쩌고..
엄마: 응, 그랬구나.
이호: 그래서 또 어쩌고 저쩌고..
엄마: 아~ 그랬어?
이호: 아! 그런데 걔가 어쩌고 저쩌고..
엄마: (결국 참지 못하고) 이호야, 엄마한테 뭐 할 말 없어?
이호: 아, 하항.. 엄마 머리 잘랐네.
엄마: 응. 형은 엄마 머리 너무 짧아서 이상한가 봐.
이호: 엄마 너무해~
엄마: (이제 체념) 왜?
이호: (눈치 본다) 이런 이쁜 모습을 왜 이제야 보여주는 거야~
쳇.. 엄마 머리에 관심도 없었으면서.. 그래도 너는 눈치 챙겼으니 되었다.
삼호: (어린이집 차량에서 내리기 전부터 빤히 쳐다본다)
엄마: 삼호야~ 잘 다녀왔어?
삼호: 응. (내가 선생님들과 인사하는 동안도 빤히 쳐다본다)
엄마: 이제 들어갈까?
삼호: (역시 엄마를 빤히 쳐다본다)
엄마: 왜? 엄마 뭐가 바뀌었어?
삼호: 나 안아줘.
엄마: (힘들지만 안아 올린다)
삼호: (엄마 귀에 대고) 엄마 머리 못생겼어.
하앗.. 여자아이인 삼호도 이런 반응일 줄이야.. 그래도 선생님 앞에서는 조용히 있어주었네.
그래.. 너는 엄마 체면 챙겨주었으니 되었다.
역시 미용실 다녀와서는 여자어른친구를 만나야 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