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꼽

by 엘레니

저녁 식사 자리에 2호와 나만 남았다. 2호는 밥을 늦게 먹는다. 옆에 앉아있는 나에게 2호가 말을 한다.


2호: 엄마, 나 아기한테 배꼽줄이 왜 있는지 알아.

엄마: 왜?

(배꼽줄이라는 단어를 만들어 낸 것이 귀여워서 나는 얼굴을 들이대고 듣기 시작했다.)

2호: 그래야 아기가 안 떨어지니까. 엘리베이터처럼 둥둥 떠있기만 하고.

엄마: 아하, 그렇군. 근데 2호야. 배꼽줄 이름이 원지 알아?

2호: 몰라.

엄마: 탯줄이야. 2호가 엄마 뱃속에서는 엄마랑 탯줄로 연결이 되고 그 탯줄로 밥을 먹은 거야. 그리고 세상에 나와서 엄마랑 떨어져야 하니까 탯줄을 자르면 나중에 딱지처럼 떨어지고 그 자리가 배꼽이 되는 거야.

2호: 아, 그럼 배꼽은 탯줄의 흔적이구나.

(2호가 옷을 올리고 자기 배꼽을 쳐다본다.)

2호: 아~ 그럼 화석이네!




나는 무릎을 탁 쳤다! 사실 이제 8살인 2호가 '흔적'이라는 단어를 사용해서 이미 놀라는 중이었는데 '화석'이라니! 이런 시적인 표현이 다 있나. 2호야. 나중에 네가 작가 한 번 해볼래?


이제부터 배꼽은 내가 알고 있던 그 배꼽이 아니다. 배꼽은 옛날 아주 옛날에 엄마 뱃속에 있었다는 흔적이며, 우리 몸에 남겨진 화석. 정말 예쁘고 귀한 화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