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수박이라면?

by 엘레니

요즘 아이들이 유튜브에서 본 건지 자꾸 ‘만약 00라면?’이라는 질문들을 한다. 그 질문을 한 명이 하기 시작하면 세 아이는 차례로 질문을 이어가고 끝없이 답을 하라며 나를 괴롭게 만든다.

이번엔 수박을 먹으면서 이호와 삼호가 질문 릴레이를 한다.


이호: 엄마, 만약 엄마가 의자라면?

엄마: (또 시작이군.) 그럼 이호가 앉겠지.

삼호: 그러면 만약 엄마가 아이폰이라면?

엄마: 그럼 삼호가 전화하겠지.

... (중략) ...

(엄마는 점점 지친다.)

이호: 엄마, 만약 엄마가 수박이라면?

엄마: 그럼 이호 뱃속으로 들어가겠지.

(계속되는 질문을 받기 싫은 엄마는 되묻기로 작정한다.)

엄마: 그럼 만약 엄마가 수박이 되어서 이호 뱃속으로 들어간다면?

이호: 그럼 똥이 돼서 나오겠지. 깔깔.

(삼호가 자기 차례라는 듯 눈빛을 보낸다.)

엄마: 삼호야. 엄마가 수박이 되어서 삼호 뱃속으로 들어간다면?

삼호: (진지한 표정) 그럼 아가가 되겠지.



엄마가 수박이 되었는데 뱃속으로 들어가면 아가가 되는 이상한 과정에 나와 이호는 웃음이 터진다. 삼호는 어리둥절하게 우리를 쳐다본다.

삼호에게 뱃속은 아가가 사는 세상이다. 삼호는 아직 엄마의 뱃속 세상에 더 가까운 곳에 살고 있는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