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오랜만에 상하이의 절친과 연락이 닿았다.
베이징에 다녀온 뒤로 기침이 심해 두 달째 고생 중이라고 했다.
그녀는 UC 버클리에서 컴퓨터 공학을 전공한 똑똑한 친구다. 하지만, 내가 그녀를 더욱 존경하게 된 건 공부보다도 삶을 대하는 태도 때문이다.
한 아내로, 엄마로, 아이들 교육을 깊이 고민하는 모습에서 나와 통하는 부분이 많았고, 우린 순식간에 가까워졌다. 어느새 6년이라는 시간이 흘렀지만, 여전히 소중한 친구로 남아 있다.
통화를 하던 중, 그녀가 말했다.
“피아노 선생님 수업비가 한 번에 60만 원이야.”
놀라서 물었다. 어떤 분이길래 그런 수업료냐고.
알고 보니, 유럽 콩쿠르에서 몇 번 1등 한 이력이 있고, 음악 학원을 졸업한 선생님이라고 했다.
나는 순간 머릿속이 복잡해졌다.
싱가포르에서 큰아이 바이올린 레슨으로 1시간에 20만 원 가까이 내고 있는데, 아마도 지금까지 지불한 레슨비 중 가장 비싼 편일 것이다.
그래서 친구의 선택이 선뜻 이해되지 않았다.
나는 조심스레, 우리 아이가 배우고 있는 피아노 선생님을 추천했다. 실력도 인품도 훌륭한 분이었다.
하지만 그녀는 웃으며 말했다.
“아이의 선택을 존중하고 싶어서, 그냥 이 선생님께 계속 배우게 하려고.”
그 순간, 나는 더 이상 말하지 않았다.
친한 사이일수록, 때로는 의견을 보탤 필요가 없다.
결국 선택은 각자의 몫이니까.
그녀가 내게 그러하듯, 나 역시 그녀의 선택을 존중해 주기로 했다.
좋은 친구란, 끝까지 서로의 선택을 지켜봐 주는 사람이라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