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이뷔통 가방과 담임 선생님

by 지로 Giro


상하이 국제학교에서 큰아이가 보낸 8년, 그 시간을 돌아보면 마음 한편이 따뜻해진다. 유치부 2년, 초등학교 6년. 말하자면 긴 여정이었다. 그 시간 동안 나도 아이도 함께 자랐다.


나는 3년 반 동안 아이들 학교에서 무료 봉사를 했다. 학교 일들을 도우며 많은 선생님과 학부모를 알게 되었고, 자연스레 커피 한 잔 기울이며 속 이야기를 나누는 사이가 되었다. 학교라는 작은 사회 안에서 아이뿐 아니라 엄마인 나도 사람들과 엮이며 살아갔다.


상하이를 떠나기 전, 들은 이야기가 하나 있다. 알고 지내던 큰아이의 친구 어머님이 아이의 초등학교 입학을 맞아 담임 선생님께 루이뷔통 가방을 선물했던 일을 이야기했다. 너무 놀라워 왜 그런 선물을 했냐고 물었더니, 그 선생님이 앞으로 6년 내내 아이를 맡을 줄 알았다는 것이다. 현지로컬처럼 담임이 고정되는 줄 알고 말이다.


하지만 이곳 국제학교의 시스템은 달랐다. 매년 반이 바뀌고 담임 선생님도 바뀐다. 처음엔 그 변화가 낯설고 불안하기도 했지만, 시간이 지나니 오히려 그것이 장점으로 느껴졌다. 아이들은 다양한 친구들과 어울릴 수 있었고, 여러 선생님들의 다른 스타일을 경험하며 유연함을 배웠다. 졸업할 즈음이면 학년 전체가 서로를 아는 사이가 되었다.


돌이켜보면 그 변화는 매해 우리에게 새로운 선물 같았다. 물론, 매년 ‘좋은 선생님을 만나게 해 주세요’ 하고 간절히 기도하는 것도 빠뜨릴 수 없었다. 기도의 힘 덕분이었을까? 큰아이는 특별한 문제없이 무난히 학교 생활을 보냈다. 물론, 가끔 장난이 심한 친구도 있었고, 울고 들어온 날도 있었지만, 지금 큰아이는 말한다.


“엄마, 그때가 제일 행복했어.”


아이의 그 한마디면 충분하다. 루이뷔통 가방도 어느 엄마의 간절한 바람이 아녔을까? 부족한 내 자식을 잘 봐주세요! 그런 거 , 그런데 선물을 안 한 엄마들은 이 사실을 알면 억울했을 법하다. 하지만 그 선생님 반에서 1년인 게 다행이었다.


시간이 남긴 선물. 그리고 변화를 받아들이며 함께 성장한 우리 가족의 이야기. 한번 들고 와 봤다.


국제학교 선생님들 좋은 분분들이 더 많으십니다. 이상한 편견을 갖지 마시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