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이 이끈 상하이 부동산 이야기
2003년 어느 밤, 잔잔한 호수 위에 떠 있는 붉은 고무배 한 척이 꿈에 나타났다. 그 고요한 풍경은 이상하리만치 선명했고, 나는 그것이 어떤 운명의 신호처럼 느껴졌다.
그리고 그 꿈은 이상하리만치 생생했다. 물결 하나 없이 고요한 호수 위에 조각달처럼 빨간 고무배가 떠 있었다. 말없는 풍경이었지만, 그 정적 속엔 묘한 이끌림이 숨어 있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나는 부동산 중개인과 함께 상하이 인민광장 인근의 대단지를 둘러보게 되었다. 2,000세대가 넘는 대규모 단지. 그리고 그곳에서, 나는 꿈에서 본 그 호수와 빨간 고무배를 마주했다.
집은 완벽하지 않았다. 반지하와 연결된 1층 구조, 마당은 넓었고 강아지가 뛰놀기엔 안성맞춤이었지만, 어딘가 모르게 부족한 느낌이 들었다. 그런데도 나는 묘하게 끌렸다.
집주인은 사업 실패로 자금이 급한 사람이었다. 덕분에 나는 시장가보다 10% 저렴하게 그 집을 손에 넣을 수 있었다. 꿈이 주는 암시라 믿었기에, 망설임은 없었다. 영국계 회사에서 일하며 모은 자금으로 40%를 선불로 지불했고, 나머지는 대출로 메웠다. 당시로선 큰돈이던 12억짜리 아파트를 덜컥 사버렸다.
하지만 아름답던 꿈과는 달리, 현실은 생각보다 훨씬 거칠었다. 입주 전 인테리어 공사부터 문제가 생겼다. 공사업자와의 갈등은 법정 문턱까지 갔고, 결국 예산보다 30% 더 지불하고도 하자투성이 인테리어를 받아들여야 했다.
입주한 지 사흘째 되던 날이었다. 샤워를 마치고 나오다 욕실에서 미끄러졌고, 그대로 뾰족한 금속 손잡이에 머리를 세게 부딪혔다.
도우미 아주머니가 다급히 나를 응급실로 데려갔고, 의사는 그녀를 잠시 밖으로 내보낸 뒤 조용히 속삭였다.
“아가씨, 공안에 신고할까요?”
나는 그저 미끄러졌다고 설명했지만, 의사의 눈빛에는 의심이 가득했다. 파상풍 주사를 맞고, 꿰매기 위한 순서를 기다리는데 안쪽에서 들려오는 끔찍한 신음이 공기를 갈랐다.
그리고 마침내, 붕대를 둘러쓴 남자가 휘청이며 나왔다. 간호사는 차분히 말했다.
“여기는 태양혈과 가까워 마취는 어렵습니다. 그냥 소독하고 꿰맬게요.”
상처의 통증이 너무 커서 바늘이 피부를 뚫는 아픔조차 느껴지지 않았다. 나는 그때부터 모든 것에 조심스러워졌다.
그리고 그날 들었던 돼지 멱따는 듯한 신음은, 지금도 잊히지 않는다.
그 후로도 그 집에서는 이상한 일들이 자주 일어났다. 꿈은 그 집을 가리킨 것이 아니라, 어쩌면 조심하라는 경고였을지도 모른다. 결국 나는 그 집을 2년간 내놓은 끝에 가까스로 팔 수 있었다.
삶은 때때로 꿈보다 더 낯설고, 꿈은 현실보다 더 냉정하다. 하지만 그날 밤의 고무배는 여전히 내 기억 속에서 떠다닌다. 나를 미지의 세계로 이끌었던, 기묘하고도 선명한 징표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