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나입니다.지금은 펑퍼짐한 인생을 살고 있는
나는 전지현을 닮았다는 소리를 많이 들었다
“어머, 전지현 닮으셨어요!”
처음 그 말을 들었을 땐, 입꼬리를 감추느라 애썼다. 아무리 겸손한 척해도, 그 말은 칭찬의 왕관처럼 가볍고도 화려했다. 고등학교 체육대회 날, 햇빛을 등지고 서 있었을 뿐인데, 옆 반 남학생이 그렇게 말했다. 그날 이후로 나는 거울을 볼 때마다 눈꼬리와 턱선의 각도를 재며 스스로에게 물었다. ‘진짜… 좀 닮았나?’
이십대의 나는 전지현을 닮았다는 말에 너무 진지하게 반응했다. 소개팅에 나갈 땐 머리를 툭툭 털어 자연스럽게 흘러내리게 했고, 어깨는 무심하게 젖혔다. 마치 카메라가 없는데도 잡힐 준비가 된 사람처럼.
하지만 삶은, 아무리 전지현을 닮았다고 해도 평탄하지만은 않았다.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고, 이민을 오고… 전지현은 광고 속에서 펄럭이는 치마를 입고 여전히 찬란했지만, 나는 그 사이에서 분유 냄새와 고된 하루 사이를 허우적거렸다. 거울 속 내 얼굴에서 전지현을 찾기란 쉽지 않았다. 오히려 ‘나’라는 사람이 누구였는지, 그 조차 잊을 때가 많았다.
어느 날, 큰아이 생일파티 준비로 분주하던 중이었다. 유리문에 비친 내 모습을 보고 문득 웃음이 나왔다. 머리는 질끈 묶였고, 얼굴엔 피곤이 가득했지만, 이상하게도 그 모습이 싫지 않았다. 그제서야 깨달았다. 내가 전지현을 닮았다는 말에 집착했던 건, 누군가의 눈에 특별해 보이고 싶어서였다. 하지만 진짜 특별함은, 내 인생의 고유한 풍경을 지켜낸 그 자체에 있었다.
요즘도 가끔 들린다. “진짜 전지현 느낌 나요.10 킬로 정도 몸무게 감량하면 ……"
그럴 땐 이제 웃으며 대답한다.
“그쵸? 근데 전지현도 저처럼 살면 이렇게 돼요." 글쎄요. 악착같이 체형관리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나는 그냥 펑퍼짐하게 살려고 합니다.
PS: 진짜 제 사진이 예요. 얼굴 성형한적 없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