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의 침묵

by 지로 Giro


언제부턴가

아빠는 내 눈치를 보고

엄마는 말끝을 맴돌았다


예전엔

거침없이 웃고

잔소리로 가득했던 그들인데


이제는

내 한숨에도 조용해지고

내 말 한마디에 고개를 끄덕인다


그건 변한 게 아니라

늙어간다는 증표였다


그러니 이젠

내가 먼저 다가가야 한다

어디 아프진 않으셨어요?

오늘은 어땠어요?


작은 의지 하나

부탁 하나

그들에게는 살아가는 이유가 된다


스마트폰을 가르쳐 드리고

뉴스를 읽어 드리며

낯선 세상에 손을 잡아드려야 한다


당신들이 내게 해주었던 것처럼

나는 이제

당신들의 슈퍼히어로가 되고 싶다


그래서 후회하지 않기 위해

오늘, 지금

사랑한다고 말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