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회 -나를 지켜준 존재

by 지로 Giro


나는 줄곧 아이를 지켜야 한다고 생각했다.

이 세상의 날카로운 바람이 그 아이를 다치게 하지 않도록,

내가 받은 외로움과 상처가 아이에게까지 전해지지 않도록.


그래서 일찍 일어나 도시락을 싸고,

작은 어깨에 가방을 메어주며,

스쿨 버스 창 너머로 멀어지는 뒷모습을 오래 바라보았다.


그건 어떤 사명처럼 느껴졌다.

나만은, 이 아이를 끝까지 따뜻하게 감싸야 한다는.

지켜야 한다는.

지켜내야만 한다는.


하지만 문득,

지켜지고 있는 사람은 어쩌면 나였다는 것을 깨달았다.


밤늦게 돌아온 날,

불도 켜지 않은 거실에서 작은 손이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엄마, 많이 피곤했어요?”

그 한마디에 무너진 건, 오늘의 피로가 아니라

지나온 모든 시간들이었다.


나는 내 아이에게

밥을 해주고, 옷을 입히고, 이야기를 들려주고 바쁜 스케줄 에 따라 학원에 픽업가고 바이올린,피아노레슨 을가고 ..


하지만 아이는 나에게

내가 잃어버렸던 웃음을, 기다림의 따뜻함을,

그리고 다시 행복하게 살아갈 이유를 주었다.


우리는 서로를 지켜낸 것이다.

나는 아이를 지키며 하루하루를 버텼고,

아이는 나를 지키며 날마다 나를 살게 했다.


삶은 늘 완벽하지 않다.

예정에도 없던 시련이 오고,

원치 않는 상처가 생기기도 한다.


그러나 우리가 지켜야 할 건 대단한 무언가가 아니다.

아침 햇살 아래 식탁에 마주 앉는 일,

잠들기 전 아이의 숨소리를 듣는 일,

가끔은 이유 없이 웃는 얼굴을 바라보는 일.


그 모든 작고 평범한 순간들이

사실은 가장 큰 축복이라는 걸,

나는 이 아이를 통해 배웠다.


그래서 이제는 이렇게 말할 수 있다.


나는 아이의 일상을 지키며 살았고,

그 일상 속에서

나도 누군가에게 지켜지는 사람이 되었다고.


그리고 그것이면 충분하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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