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학온 새로운 학교의 공기는 낯설었다. 하지만 낯선 것 안에서 조이는 오랜만에 다시 _‘나’_를 떠올렸다.
긴 겨울잠에서 천천히 몸을 일으키는 것처럼.
조이는 다이어트 일기를 다시 쓰기 시작했다.
몇 시에 일어나고, 몇 시에 먹고, 몇 시에 달렸는지를 꼼꼼히 기록했다.
더 이상 엄마에게 끌려다니지 않았다.
스스로 계획을 세우고, 실행에 옮겼다.
엄마는 여전히 매일같이 음식을 만들었다.
두부전엔 기름을 적게 쓰고, 샐러드는 늘 신선했다.
훈제 연어 옆엔 당근라페가 나왔고,
아보카도와 방울토마토, 구운 생선,
냉이 된장찌개와 현미밥, 그리고 정성스럽게 구운 소고기.
엄마는 말하지 않았지만, 매일 다른 색깔로 식탁을 꾸몄다.
그건 사랑이라는 언어보다 더 오래 배부른 언어였다.
2개월이 지났다.
체중은 다시 6킬로 줄었다.
조이는 거울 앞에 서는 일이 점점 좋아졌다.
처음엔 몰래 보았다.
그 다음엔 스스로 웃었다.
엄마는 가끔 한국으로 출장을 다녀왔다.
돌아올 때면, 작은 옷가방 하나를 건넸다.
그 안에는 예쁜 옷들이 들어 있었다.
핑크빛 리본이 달린 블라우스, 연보라 니트, 고동색 플리츠 스커트.
조이는 옷을 입고, 거울 앞에서 돌아보며 말했다.
“이건, 나야.”
아이는 더 이상 숨지 않기로 했다.
가려진 이름 뒤에 숨어 있지 않고,
또래의 말끝을 눈치 보며 접지 않고,
자신의 몸을 부끄러워하지 않기로 했다.
그건 어쩌면,
처음으로 _살아간다_는 감각을
스스로 허락한 순간이었다.
주변에 새로 사귄 친구들도 우호적이였다.
친구들의 사랑속에서 사람으로 인한 상처는 사람으로 치유된다는 것을 알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