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자몽이었다.
모두가 나를 좋아할 수 없다는 걸
이제야 안다.
그건 나의 잘못이 아니었다.
비가 온다.
비는 비일 뿐이었다.
하지만 나는 그 비를
우박이라 부르며
스스로를 움츠렸다.
남이 쏜 화살이
내 어깨를 스쳤다.
나는 그 화살을 주워
내 심장에 꽂았다.
그럴 필요가 없었는데.
칭찬에도 불안했고
비난에는 무너졌다.
나는 내게
너무 가혹했다.
사람마다 고통의 빛깔은 다르지만
그 쓴맛의 총량은
비슷하다고 했다.
누구나 자기만의 임계선을 가진다.
큰 잘못을 저질렀을 때
모든 게 끝난 줄 알았다.
하지만 살아 있는 한,
끝은 없었다.
인생은 내가 상상한 것보다
더 달고, 더 쓰고,
훨씬 넓고 깊었다.
말하지 않은 기대는
조용히 썩어
원망이 되었다.
이제는 숨기지 않기로 한다.
삶의 의미는
남이 보는 내가 아니라
내가 아는 나였다.
오늘, 나는
내 안의 자몽을 바라본다.
그 붉은 속살 속에
쓴맛과 단맛이 함께 있다는 걸
천천히 받아들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