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지로 Giro



가난이 무섭지 않았다.
더 무서운 건, 집 안 가득 흩날리는 말의 칼날이었다.

조용히 말할 수 있었는데, 왜 우리는 늘 반문으로 쏘아붙였을까.
걱정이었는데, 입 밖에 나오면 책망이 되었다.
따뜻해야 할 말은, 늘 날카로운 가시가 되어 돌아왔다.

“눈이 멀었니?”
“몇 번을 말해야 하니?”
“너 손 없니?”

이런 말들이 바늘처럼 스며들었다.
몸보다 먼저, 마음이 웅크렸다.

집에는 언제나 ‘트집’이 있었다.
네 말은 틀렸다고, 네 행동은 잘못됐다고,
작은 일마다 맞서고 반박했다.

승자가 없는 싸움.
총성이 울린 뒤처럼, 모두가 상처만 안고 흩어졌다.

흠잡기와 책망이 쌓인 집은
흰개미가 갉아먹은 나무처럼 속부터 무너져 내렸다.
돌이킬 수 없는 네 가지.
내뱉은 말, 쏜 화살, 지나간 시간, 놓친 기회.

그중에서도 가장 먼저 돌아오지 않는 것은 말이었다.

나는 안다.
바늘은 작지만 가장 깊이 찌르고,
혀는 뼈가 없지만 가장 깊은 상처를 남긴다.

그러니, 다정한 말을 건네야 한다.
조금 더 느리게, 조금 더 부드럽게.

그 순간 집은,
감옥이 아니라 안식처가 된다.
소음이 아니라 숨결이 된다.
상처가 아니라 사랑이 된다.

수, 목, 금, 토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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