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의 발 앞에
돌멩이가 있었다.
나는 재빨리 몸을 숙여
그것을 치워냈다.
넘어지지 않게.
눈물이 채 흐르기 전에
나는 팔을 내밀었다.
쓰러지지 않게.
시험을 망치면
곧장 새로운 학원을 찾아주었고,
친구가 등을 돌리면
내가 대신 화를 내주었다.
그렇게 오랫동안
길 위의 모래와 비바람을 막아주었는데,
어느 날 보니
아이의 다리에는 힘이 없었다.
바람 한 줄기에도
휘청거리는 존재가 되어 있었다.
그제야 알았다.
내가 지켜온 것은
안전한 길이었지만,
아이에게 필요한 것은
스스로 버티는 근육이었다는 것을.
그래서 마음먹었다.
실패의 책임을 바깥에서 찾지 않고
자기 안에서 찾게 했다.
책임감이라는 단단한 뿌리를 심어주었다.
고난에 부딪칠 때
쉽게 타협하지 않고
지혜롭게 헤어나오도록,
지탱하는 힘을 가르쳐주었다.
넘어짐을 두려워하지 않는 다리,
눈물을 마주할 줄 아는 눈,
그리고 끝내 스스로 일어서는 마음.
나는 이제
길 위의 바람을 막지 않는다.
그 바람이 아이를 흔들고,
마침내 아이를 단단하게 세울 것을
믿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