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

by 지로 Giro

세상은 늘 시끄럽다.
누가 먼저 도착했는지,
누가 더 높이 올랐는지,
누가 더 반짝이는지를 재촉한다.

나는 그 재촉 속에서 달렸다.
스물여섯에 백만 달러를 벌었고,
서른에는 구십 평짜리 저택을 샀다.
많은 사람을 도왔다.
누군가는 눈물을 흘리며 고마워했고,
누군가는 나를 당연한 존재로 여겼다.

그러다 어느 날 깨달았다.
내가 어려울 때,
끝내 나를 돕는 사람은
손에 꼽을 만큼 적더라.
그때서야 알았다.
나는 그동안 ‘주는 사람’으로만 살아왔다는 걸.
기대받는 호의와 책임의 무게 아래서
내 마음은 조금씩 닳아갔다.

사람들은 여전히 말한다.
“넌 성공했잖아.”
“넌 자유로워졌잖아.”
하지만 진실은 다르다.
내가 번 돈도,
내가 세운 집도,
그 속의 공허함을 메우지 못했다.

만약 시간을 되돌릴 수 있다면
나는 남들에게 적당히 하고,
내 인생을 제대로 계획하고,
나를 위해서만 살고 싶다.
그게 이기심이라면,
이제는 그 이기심조차
나를 지키는 최소한의 울타리일 것이다.

늦게 피어도 괜찮다.
느리게 걸어도 괜찮다.
나는 더 이상 남의 시계로 살지 않는다.
내 시간은 내 안에서 흐르고,
내 심장은 내 이름으로 뛴다.

언젠가 나도 도착하겠지.
누구의 길도 아닌,
내가 만든 길의 끝에.
그곳에서야 비로소 안다.
느림은 결핍이 아니라,
나를 되찾는 또 하나의 시작이었다는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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