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독의 미학

by 지로 Giro



사람은 고독을 이기지 못해 사람을 찾는다.
그러나 세상은 품격 있는 영혼들로만 채워져 있지 않다.
때로는 얕은 물에 발을 담그듯, 서로의 이익과 욕망이 부딪히는 탁한 물에서 헤엄쳐야 할 때도 있다.

나 역시 그랬다.
우연히 시작된 에스테틱 분야의 인연은, 처음엔 반짝이는 기회처럼 보였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며 나는 알았다.
그 반짝임은 금빛이 아니라, 조명 아래서 잠시 빛나는 유리조각이었다는 것을.

워크숍을 열고, 수강생을 모으고, 장소를 알아보는 일—
겉으로는 협력처럼 보였지만, 실제로는 내 어깨 위에 모든 짐이 얹혀 있었다.
그때 함께했던 강사는 세상살이의 모난 모서리들을 그대로 품고 살아온 사람이었다.
험한 길을 걸어온 흔적이 그에게 있었고, 그 거친 결은 결국 나의 평온한 결을 깎아내렸다.

돌이켜보면 그 시간은 값비싼 수업료였다.
나는 배웠다.
사람은 결국 ‘물’이 맞는 곳에서 놀아야 한다는 것을.
에너지는 향기처럼 퍼지고, 파장은 소리처럼 번진다.
탁한 물에서는 맑은 울림을 낼 수 없고, 낮은 파장에서는 높은 꿈이 자라지 않는다.

그래서 나는 이제 고독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고독은 나를 정화하는 물이다.
그 속에서 나는 불필요한 관계를 씻어내고, 마음의 결을 다시 매만진다.
고독은 나를 비우는 것이 아니라, 나를 단련시키는 연금술이다.
고독 속에서 스스로를 갈고 닦는 자만이, 다시 맑은 물로 흘러갈 수 있다.

때로는 고독이 나를 시험하지만,
나는 안다. 그 침묵의 강을 건넌 사람에게만
다시 빛나는 물결이 허락된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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