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지로 Giro

세상은 늘 소란스럽다.
뉴스가, 사람의 말이, 손바닥만 한 화면이
끊임없이 누군가의 생각을 우리 머릿속에 밀어 넣는다.
그 안에서 우리는 점점 무거워진다.
머릿속이 복잡할수록, 마음은 탁해진다.
그러나 정말 똑똑한 사람은
세상의 모든 소리를 듣고도,
자기 안의 바람 소리를 놓치지 않는 사람이다.

정답을 서두르지 않는다는 건,
스스로에게 시간을 허락하는 일이다.

많은 사람은 결론이 없으면 불안해한다.
그 불안은 마치 안개 속에서 손전등을 흔드는 일 같다.
빛은 있지만, 시야는 좁다.
진짜 지혜로운 사람은 그 손전등을 잠시 끈다.
어둠 속에서 눈이 천천히 적응할 때,
보이지 않던 길의 형태가 드러난다.
그들은 그렇게 모호함과 친구가 된다.


문제가 복잡한 건, 마음이 울고 있기 때문이다.
세상의 일은 대부분 단순하다.
그것을 뒤엉키게 만드는 건,
불안이란 실과 피로란 바늘이다.
그 바늘이 한 번 엉키면,
생각은 매듭이 되고, 감정은 덩어리가 된다.
그래서 현명한 사람은
감정이 잦아드는 새벽의 공기 속에서 생각한다.
그 시간의 머리는 투명하다.
투명한 머릿속에는 바람이 분다.
그 바람이 매듭을 하나씩 풀어낸다.

세상은 흑과 백이 아니라,
빛이 스며드는 유리창이다.

한때 나는 모든 것을 옳고 그름으로 나눴다.
그러나 세상은 그렇게 단정할 수 없었다.
빛은 항상 경계를 넘는다.
창문을 통과하면서 색을 잃지 않고,
때로는 더 부드럽게 퍼져나간다.
그 빛처럼 생각하는 사람은
모서리 대신 온기를 품는다.
그래서 상처받지 않고, 상처 주지도 않는다.


사람들은 말한다. 능력이 중요하다고.
하지만 능력은 도구일 뿐이다.
날카로운 칼은 쓰는 사람의 마음을 닮는다.
분노한 손에 쥐어지면 상처가 나고,
명료한 손에 쥐어지면 예술이 된다.
명료한 사고는 능력의 그릇이고, 마음의 조율이다.

그리고 앞으로 멀리 나갈수 있는 빛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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