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적부터 나는 한 가지 꿈을 꾸었다.
지붕 위에서 웃고 있는 남자,
왼쪽 입가에 커다란 기미가 있는 남자였다.
그 웃음은 이상했다.
공포와 친숙함이 동시에 섞여 있었고,
그가 나를 부르는 듯한 순간마다
나는 언제나 몸을 돌려 달아났다.
꿈속의 집은 늘 같았다.
넓지 않은 마당,
그리고 한쪽 구석에 오래된 작은 창고 하나.
그곳에서 바람이 불어오면
항상 쇳내와 흙냄새가 섞인 냄새가 났다.
나는 그 냄새를 싫어했다.
꿈속에서도 그 냄새가 나면
“지금은 나가야 한다”고 본능적으로 느꼈다.
그리고 달아났다.
항상, 달아나는 것으로 꿈은 끝났다.
아침이면 이상하리만큼 피곤했다.
몸은 깨어 있었지만,
무언가 다른 시간에서 돌아온 사람처럼.
그 꿈은 몇 십년을 두고 되풀이되었다.
나의 나이가 바뀌고,
사는 도시가 달라져도
지붕 위의 남자는 늘 같은 모습으로
웃고 있었다.
2년 전,
엄마와 함께 옛집의 터를 다시 찾았다.
창고도, 지붕도, 그 모든 구조물도
흔적 없이 사라져 있었다.
풀이 자라 무릎까지 닿았고,
발밑엔 부서진 벽돌 몇 개만이
묵묵히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나는 잠시 눈을 감았다.
낡은 문, 녹슨 자물쇠,
창고 앞에 놓인 파란 양동이,
그리고 지붕 위에서 나를 보던 그 남자.
모두가 한순간에 사라졌다.
그날 이후,
그 꿈은 다시 내게 찾아오지 않았다.
가끔은 생각한다.
그건 내 어린 시절의 트라우마였을까?
아니면 정말로 존재했던
어떤 이의 영혼이었을까?
혹은 나는 그때,
시간의 문턱을 넘어
다른 공간의 한 조각을 보았던 걸까?
이따금 밤에 불을 끄고 누워 있으면
바람이 지붕을 스치는 소리가 난다.
나는 무의식적으로 숨을 멈춘다.
그때마다 어떤 웃음이 떠오른다.
두렵지 않다.
오히려 다정하다.
그 웃음은 아마도
오래전의 나일 것이다.
어린 날의 나,
무서움과 호기심 사이에서
세상을 올려다보던 그 아이.
그 아이는 지붕 위에 남아
지금도 나를 바라보고 있을지도 모른다.
세월이 흘러
모든 것은 사라졌지만,
한 사람의 웃음은
기억 속에 오래 남아
다시 나를 지붕 위로 이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