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정신이 이상한 사람들을 보았다.
코로나의 긴 터널 속에서, 멀리 상하이에 있는 한국 교민 친구들을 떠올렸다. 그들에게 아주 작은 힘이라도 되고 싶었다. 아파트 단지 관리회사가 입주민에게 보내는 공지문을 한국어로 번역해 전하고, 가끔은 앱으로도 구하기 힘든 케이크를 주문해 보내기도 했다. 평소엔 단돈 6천 원도 안 되는 케이크였지만, 그때는 3만 원을 내고서도 기꺼이 보냈다.
하지만, 코로나가 길어질수록 알게 되었다. 친구들이 어떤 생각을 하는지, 그동안 숨겨져 있던 입장이 조금씩 드러나기 시작했다. 누군가는 미국을 개 돼지라 욕하고, 일본과 한국을 비하했다. 그 순간 알았다. 상냥한 말과 웃음 뒤에 숨겨진 그림자가 얼마나 깊은지. 나는 말없이 그들을 지웠다. 마치 내 일상에 존재한 적 없는 사람들처럼.
우정은 아무런 색도, 냄새도, 모양도 없을 때 가장 맑다. 하지만 거기에 정치와 국운, 이념이 스며들면, 그 순간 우정은 쉽게 금이 간다. 나는 그 금을 보았다. 그리고 그 틈으로 스며든 진짜 얼굴을 보았다. 사람은 누구 탓을 할 때가 제일 밉고 자기의 책임을 다른 사람한테 떠밀 때가 밉다. 그래서 사람을 좋아하던 나도 새로운 사람과 친구 하기도 꺼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