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의 잔향, 사람의 결
어느 날, 거울을 보았다.
얼굴에는 피로가, 눈에는 무수한 날들이 묻어 있었다.
그때 문득 생각했다.
사람의 얼굴은 세월이 깎아내지만,
그 안의 결은 인품이 빚어낸다고.
돈은 물처럼 흘러가고,
명예는 바람처럼 흩어진다.
하지만 인품은
한 번 마음에 스며들면 사라지지 않는다.
눈에 보이지 않지만,
모든 관계의 뿌리이자 향이 된다.
인품이 좋은 사람은
말보다 침묵이 따뜻하고,
행동보다 눈빛이 단단하다.
그는 이익 앞에서도 고요하고,
세상의 칼끝 앞에서도 부드럽다.
그의 존재는 소리 없이 주변을 정화시킨다.
밤이 깊어질수록
별빛이 또렷해지는 것처럼,
시간이 흐를수록 인품은 더 선명해진다.
그는 누군가의 마음속에
‘괜찮다’는 말로 남고,
‘그 사람이라면 믿을 수 있다’는
빛으로 남는다.
살다 보면,
우리를 구하는 건 재산이 아니라 기억이다.
한때의 친절, 한순간의 온기,
그 모든 게 인품의 결로 남아
세상을 다시 부드럽게 만든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다짐한다.
화려한 말보다 단정한 마음으로,
빠른 길보다 바른 길로.
누군가의 인생 속에서
한 줄기 빛으로 스쳐 지나가더라도,
그 잔향만큼은 따뜻하게 남기를.
요즘 많은 것을 생각한다.
현재 내가 하는 모든 일이
내 반백년 인품에 대한 신용을 담보로 시작된다는 것을,
조용히, 그러나 깊이 느낀다. 그래서인가 무겁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