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과 사람 사이의 오해는
종종 예리한 칼날이 된다.
누군가는 그것을 장식처럼 들고 다니고,
누군가는 그것을 자신의 심장에 꽂힌 채
아무렇지 않은 얼굴로 살아간다.
경험으로 세상을 재단하는 사람은
손끝마다 금속의 차가움을 품고 있다.
그는 자신이 옳다고 믿는 경계선을
아무렇지 않게 그어버린다.
당신의 발등을 가로지르는 줄도
그에게는 단지 ‘정리’일 뿐이다.
상처로 세상을 보는 사람은
자신이 찔린 자리에
또 다른 칼을 꽂는다.
날이 자신을 향해 있어도,
그는 칼자루를 꽉 쥔 채 놓지 않는다.
그만의 방식으로 살아남기 위해.
그리고 누군가는
사랑이라는 부드러운 무기를 들고
세상을 설득하려 한다.
하지만 부드러운 것은
언제나 쉽게 찢긴다.
가장 먼저 손상되는 것은
늘, 사랑이다.
---
우리는 서로 다른 칼날을 들고
같은 테이블에 앉아 있었다.
나는 나를 지키려고 침묵을 꺼냈고,
너는 너의 진실을 지키려고
거짓을 꺼냈다.
둘 다 살아남기 위한 선택이었을 뿐인데
상처는 언제나
더 부드러운 쪽에 깊게 남는다.
나는 한때
네 시선에 맞추기 위해
나를 억지로 구부린 적이 있었다.
그 구부러진 모양은
얼핏 보면 순한 사람 같았지만
사실 그건
부러지기 직전의 금속이 내는
위험한 곡선이었다.
남의 기대에 맞추려는 사람은
항상 가장 먼저 깨진다.
유리도, 뼈도, 마음도.
우리는 서로의 결과만 보며
서로의 지옥은 보지 못했다.
너의 선택이 이해되지 않는 날
나는 깨달았다.
사람은 누구나
자기 지옥의 모양을
다른 사람에게 들키고 싶어 하지 않는다는 걸.
그래서 더 많이 숨기고,
더 깊이 찌르고,
더 날카롭게 방어한다.
그것이 인간의 방식이다.
서툴고도 잔인한 방식.
이제 나는
너의 칼날이 내게 닿을 때
더 이상 피하지 않는다.
대신 내 경계선을
네가 아닌
내가 그으며 살아간다.
내 영역은 내 것이고
내 마음의 열은
더 이상 남의 손에 맡기지 않는다.
그리고 마침내,
나는 안다.
누구에게 이해받지 못해도
빛은 빛이고,
불꽃은 불꽃이며,
어둠은 그저 어둠이라는 것을.
오해는 날을 세우지만
나는 더 이상
그 칼 아래 엎드리지 않는다.
그 칼날 위를 걷더라도
내 발은
흔들리지 않는다.
왜냐하면
나는 이제
남의 눈에 비친 그림자가 아니라
스스로 일어서는 불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