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과 함께라면....

by 지로 Giro

사람은
자신이 어느 방향으로 기울고 있는지도 모른 채
하루를 건넌다.

그늘인지,
바람의 틈인지,
빛이 스치는 자리인지도 모른 채.

2025년을 지나며 알았다.
사람은 곁에 선 사람의 온도로
조금씩 변한다는 것을.

어떤 이는
내 안의 물을 말려버리고,
어떤 이는
침묵으로 그 물을 다시 채운다.

계산 속에서는 자비가 자라지 않고,
다툼 속에서는 우아함이 피어나지 않는다.
시멘트 틈의 풀잎처럼
내 마음도 숨을 잃어 갔다.

그러다 깨달았다.
사람 사이에는
보이지 않는 주파수,
진동의 결이 있다는 것을.

맑은 새벽의 호수 같은 사람 곁에서는
나도 천천히 떠올랐고,
탁한 바람의 들판에서는
금세 방향을 잃었다.

누군가는
내게 불씨를 건네고,
누군가는
그 불을 가만히 덮어 주었다.

받쳐 올린다는 것은
한쪽만의 힘이 아니다.
너의 손과 나의 손이
서로의 등을 밀어 올릴 때
두 사람은 빛 쪽으로 기울어 간다.

그래서 2026년,
나는 그늘을 붙잡지 않으려 한다.

내 안의 작은 떨림을
빛으로 끌어올리는 사람들,
그들과 함께라면
우리는 결국
새의 가벼운 날개처럼
더 멀리, 더 높은 곳으로
조용히 떠오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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