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지로 Giro



나는 오늘의 나에게
아주 먼 시간을 하나 맡긴다.
당장 쓰이지 않아도 되는,
그러나 사라지지 않을 선택 하나를.

결정을 앞에 두고
나는 잠시 멈춘다.
이 순간의 마음이 아니라
1년 뒤, 더 조용해진 내가
이 장면을 돌아볼 수 있도록.

돈과 시간은
서두르지 않는 곳에 둔다.
손에 잡히지 않아도
천천히 깊어지는 것들—
몸의 호흡,
익숙해질수록 단단해지는 기술,
쉽게 무너지지 않는 마음.

에너지는 빛과 같아서
흩어지면 사라진다.
그래서 나는
가장 중요한 얼굴과
가장 오래 남을 일에만
조심스럽게 비춘다.

오늘의 선택은 작지만
시간 속에서는
천천히 자라
나를 지켜주는 숲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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