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오늘 내일

by 지로 Giro

밤은
손전등 없이도
마음을 훑는다.
침대 위에서
화면을 밀어 올릴 때마다


타인의 하루가 파도처럼 겹쳐지고
나는
아직 시작하지도 않은 내일에
이미 젖어 있다.


불안은
경보음이 아니라
낡은 시계 같다.
이미 지난 시간을
계속 울린다.
후회는 뒤에서 잡아당기고
걱정은 앞에서 당긴다.


나는 그 사이에서
제자리에 서 있는데
숨만 빨리 늙어간다.

“괜찮아질 거야”라고.
대신
파도 옆에 작은 노를 놓아준다.
평정이란
바다가 사라지는 일이 아니라
노를 쥔 손에
힘이 들어오는 순간이라고.


모든 항구가
나를 받아주지 않아도
괜찮다고.
먼저
내 안에 정박하라고.
오늘의 불안이
열이라면
하나만 내려도 충분하다고.
아흔아홉을 남겨도
배는 가라앉지 않는다고.


그래서 나는
아주 조심스럽게
오늘을 통과한다.
크게 이기지 않아도
넘어지지 않는 쪽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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