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 교육

by 지로 Giro

아이를 키운다는 것은
유리로 만든 작은 정원을 가꾸는 일과 닮아 있다.
아이는 아직 완성되지 않은 그릇이라
어른의 말 한마디, 숨결 하나에도
쉽게 금이 가고, 또 쉽게 빛을 머금는다.
우리는 종종 정원이 자라지 않는다고
햇빛이 부족하다고, 물이 너무 많다고
조급해진 나머지
바람 대신 소리를 들이밀고
햇살 대신 날카로운 말을 쏟아붓는다.
“너 때문에 내 인생이 이렇게 됐어.”
그 말은 화살처럼 날아가
아이의 가슴 한가운데 박힌다.
보이지 않지만,
아이는 그 말이 꽂힌 채로 자란다.
웃을 때도, 공부할 때도,
잘하려 애쓸수록
더 깊이 파고드는 문장 하나를 안고서.
아이들은 이해하지 못한다.
어른의 지친 삶과 무너진 하루를.
그래서 스스로를 원인으로 삼는다.
‘내가 잘못 태어났나?’
‘내가 더 착했으면 달라졌을까?’
그 질문은
아이의 어깨를 조금씩 굽히고
눈빛을 조심스럽게 만든다.
그리고 아이가 작아질수록
어른의 분노는 더 커진다.
말은 더 세지고
침묵은 더 길어지며
정원에는
풀이 아니라 두려움이 자라난다.
하지만
정원은 소리로 자라지 않는다.
식물은 비명 대신
일정한 햇살과
조용한 물을 원한다.
아이도 그렇다.
어느 날, 나는 알게 되었다.
아이를 바꾸려 애쓰는 동안
사실 가장 먼저 다뤄야 할 것은
내 안의 폭풍이라는 걸.
책을 읽으며
나는 아이의 방법이 아니라
나의 숨을 배우기 시작했다.
문장을 넘기며
화를 미루는 법을 익혔고
페이지 사이에서
잠시 멈추는 연습을 했다.
화가 치밀어 오를 때
나는 깊게 숨을 들이마셨다.
말보다 먼저
숨이 아이에게 닿도록.
그 순간
아이도 알았다.
이 집에서는
폭풍이 오기 전에
바람이 방향을 바꾼다는 것을.
“알겠어요.”
“지금 할게요.”
아이의 대답은
복종이 아니라
안심이었다.
이 책은
정원을 설명하는 두꺼운 이론서가 아니다.
짧은 문장으로
흙을 고르는 법을 알려주고
실제 손에 흙을 묻히게 한다.
뛰엄뛰엄 읽어도 좋고
필요한 계절에 필요한 페이지만 펼쳐도 된다.
중요한 건
읽는 속도가 아니라
읽는 동안
내 마음이 조금 느려졌다는 사실이다.
아이의 감정을
감정으로 누르지 않는 것.
아이의 울음을
침묵으로 묻지 않는 것.
우리가 먼저
안정된 땅이 될 때
아이는 그 위에서
자기 속도로 자란다.
결국
아이를 키운다는 건
아이의 삶을 설계하는 일이 아니라
아이의 감정을
무사히 착륙시킬 수 있는
활주로가 되어주는 일인지도 모른다.
조용하고
길고
흔들리지 않는.

결국
아이를 키운다는 건
아이의 삶을 설계하는 일이 아니라
아이의 감정을
무사히 착륙시킬 수 있는
활주로가 되어주는 일인지도 모른다.
조용하고
길고
흔들리지 않는.
그래서 나는 이제 이렇게 생각한다.
세상에 태어날 때부터 문제아는 거의 없다고.
다만 방향을 잃은 감정과
기댈 곳 없는 마음이
아이를 흔들 뿐이다.
그리고 이상하게도
문제라고 불리는 아이의 집을 들여다보면
그 곁에는 늘
자신의 감정을 다루지 못한
어른이 먼저 서 있다.
아이를 고치기 전에
부모가 먼저 배우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부모교육이 우선이라는 말은
아이를 바꾸라는 명령이 아니라
어른이 먼저 자라야 한다는
가장 조용한 진실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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