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문득 깨닫는다.
사람의 마음은 궁전이 아니라,
잠시 머물다 떠나는 역과 같다는 것을.
누군가의 마음 한가운데에 놓여 있을 때
우리는 비로소 조금은 어린아이처럼
투정을 부릴 수 있다.
그러나 모든 사람이
누군가의 공주로 살아갈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그래서 어떤 날에는
왕관을 스스로 만들어 써야 한다.
누군가가 나를 사랑해 주지 않더라도
나 스스로를 버리지 않는 것,
그것이 바로 여왕의 방식이다.
세상은 종종
선한 사람에게 박수를 보내기보다
그 선함을 시험한다.
존중받지 못한 친절은
결국 마음을 조금씩 닳게 만든다.
그럴 때는
굳이 싸울 필요도 없다.
그저 조용히 돌아서면 된다.
사람과 사람 사이의 거리는
말 한마디로도
영원히 변해버릴 수 있다.
화가 난 순간에 던진
날카로운 말은
잠시의 분노보다 훨씬 오래 남아
누군가의 마음 속에
작은 흉터가 된다.
그래서 어른들은
화가 날수록
잠시 침묵을 배운다.
세상에서 가장 위험한 관계는
낯선 적이 아니라
한때 가장 가까웠던 친구일지도 모른다.
친구가 적이 되는 순간
그는 이미
내 마음의 지도를 너무 많이 알고 있기 때문이다.
살다 보면
마음이 약한 것이
미덕이 아니라
짐이 되는 순간도 있다.
그래서 우리는
가끔은 조금 냉정해지고
조금은 잘 잊어버리는 법을 배운다.
모든 것을 기억하며 살아가기에는
인생이 너무 길기 때문이다.
누군가의 인생을 대신 결정해 주지 않는 것도
지혜다.
잘되면 그 사람의 선택이 되고
잘못되면 나의 책임이 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결국
삶은 언제나 같은 결론으로 돌아온다.
내가 어떤 사람이냐에 따라
내 곁에 남는 사람도 달라진다.
떠나는 사람을 붙잡지 않아도 된다.
원래 내 사람이 아닌 것들은
언젠가 조용히 흘러가게 되어 있다.
그래서 오늘도 나는
누군가의 공주가 되기를 기다리기보다
조용히
나 자신의 왕관을 닦는다.
빛나지 않아도 괜찮다.
그 왕관은
세상이 아니라
내가 나를 지키기 위해 쓰는 것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