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 봉황

by 지로 Giro


홍콩의 두 재벌의 상하이 부동산을 관리하던 그 시절.

나는 부동산 계약서 더미 속에서도 사람 냄새를 잊지 않으려 애썼다.

한 분은 중국 전역에 수십 개의 대형 고급 레스토랑을 운영하는 우아하고 아름다운 여성 사업가였다. 그녀의 옆모습에는 어쩐지 슬픔이 비쳤다.

내가 그녀를 처음 만난 건, 그녀가 남편의 불륜으로 이혼소송을 치열하게 할때였다.

그리고 내가 부동산 관리인으로서 그녀의 곁에 머문 3년 6개월, 그녀는 인생의 밑바닥을 걷고 있었다. 남편이 통장을 들고 사라졌고, 부모님까지 돌아가셨다.그녀도 몸에 초기 암이 생겼다.


그녀는 "이제는 당신만 믿을게요."라며 내게 모든 부동산 관리와 임대를 위임했다.

나는 긴장했다. 매달 수십 개의 부동산, 작은 실수 하나라도 그녀에게 더 큰 고통을 줄 수 있었다. 그래서 계약서를 밤새 점검하고 또 점검했다.

그녀는 그 모습을 보고 나를 신뢰하게 되었고, 나는 그렇게 그녀의 작은 버팀목이 되었다.


시간은 흐르고, 나는 결혼을 준비하며 새로운 삶을 시작하려 했다.

마지막으로 그녀를 만나 서류를 모두 넘기던 날, 그녀는 내 손에 정교한 봉황이 새겨진 순금 목걸이를 쥐여주며 말했다.

"지로 씨, 3년 넘는 동안 수고 많았어요. 약소하지만 결혼식 선물이예요."


그 순간, 나는 그녀의 눈동자에서 비로소 평온한 기운을 읽었다.

황금 봉황이 목에 걸리던 날, 나는 상하이의 빌딩 숲 속에서도 진짜 소중한 인연이 있다는 걸 배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