无知者无畏(무지자무외)

by 지로 Giro

무식하면 용감하다

며칠 전 택시를 탔다가 기사 아저씨와 한바탕 싸움을 벌일 뻔했다. 불과 20분 남짓한 여정이었지만, 그 안에 온갖 감정의 롤러코스터가 있었다. 나는 지인과 통화를 하고 있었고, 아저씨는 그 대화를 엿듣고 있었던 모양이다. 그러더니 갑자기 말을 꺼냈다.


"한국은 중국에서 기원된 나라잖아요. 일본도 마찬가지고."


순간 귀를 의심했다. 뚱딴지 같은 소리에 말문이 막혔다. 고대 조선 이야기를 꺼내더니, 자기가 들은 유튜브 어딘가의 지식을 바탕으로 열변을 토하는데, 내가 왜 이 기본적인 역사 상식도 없는 사람 앞에서 괜히 열을 내고 있나 싶었다. 결국, 침묵이 가장 나은 대답이라는 결론에 도달했다. 그 이후로는 입을 닫고 창밖만 바라봤다.


세상에는 참 상식 밖의 이야기를 아무렇지 않게 믿고 말하는 사람들이 많다. 이번이 처음도 아니다. 지난번 상하이 출장길, 또 다른 택시 기사님은 당당하게 이렇게 말했다.


"싱가포르는 중국 영토의 일부입니다."


그 말을 듣고 피식, 웃음이 터졌다. 그분은 진심이었다. 진지한 표정으로, 마치 세계 지도를 손에 들고 설명하듯 열정적으로 이야기했다.


이럴 때 떠오르는 말이 있다.

“无知者无畏(무지자무외)”

무식한 자는 두려움이 없다. 그리고, 너무도 당당하다.


지식은 고개를 숙이게 하고, 무지는 턱을 치켜들게 한다. 그 당당함이 때로는 부럽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난감하고 피곤하다. 침묵이 미덕인 이유를 실감하는 순간들이다.


택시라는 작은 공간에서 펼쳐지는 이런 '역사 강연'이, 오늘도 나를 더 말 없는 승객으로 만들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