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하면서: 함께 가는 그곳
무언가를 이해하고자 하면, 저는 일단 그것에 대해 언어로 서술해 보아야만 합니다. 머릿속에서 움직이는 수많은 문장들 가운데 그에 적합한 말들을 찾아내고 그것을 한 번 글로 써 보기 시작합니다.
이 모습이 아주 복잡한 기차 시스템과 비슷하다는 생각을 한 적도 있습니다.
문장이라는 기차에 달린 창문 너머를 들여다보면 그곳에 생각, 개념, 느낌, 장면, 풍경 등이 때로는 가득, 때로는 느슨하게 담겨져 있습니다. 글을 쓰는 일을 통해 스쳐 지나가기만 하던 감정들과 생각들을 적절한 자리에 편안히 앉혀주고 나면 기차의 소리처럼, 마음 속에 리듬이 생겨나기 시작합니다.
저의 글쓰기는 그 기차에 타인들을 태우고 함께 달려보는 것과 비슷하다는 생각을 합니다. 고맙게도 이 기차에 탑승해 준 분들이 '그저 좋은 시간’ 을 보내길 소망하며 글을 씁니다. 우리가 함께 삶을 새롭게 바라보고, 알게 되고, 느끼게 되길. 삶을 계속해서 살아내기 위해 힘이 될 무언가를 얻을 수 있길.
저는 그러한 힘이 누구에게나, 삶의 어느 순간, 꼭 필요하다고 믿습니다. 저 자신이 타인의 글들로부터 그 힘을 얻었듯이.
오늘도 문장이라는 기차를 지어갑니다.
글을 쓴다는 것은 나와 타인, 세상을 위한 기도, 혹은 삶 속에서 숨을 고르며 계속해 나가는 명상과 비슷한 것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습니다.
그 문장들이 정확히 어디로 향하게 될지는 저도 알지 못하지만 결국은 어딘가에 도달할 것입니다.
오늘도 이 기차를 타고 함께 달려 줄 독자들을 기다립니다. 다른 곳에 있지만 함께 여행하는 것, 함께 풍경을 바라보는 것, 그것을 꿈꾸며 순간순간 최선을 다해 단어를, 문장을, 글을 쓰려 합니다.
나의 가장 좋은 것을 이끌어내는 것은 어쩌면 바로 이 문장들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며...... 쉼 없이 흘러가는 시간 속에서 그것만큼은 낡지 않도록 애를 쓰며 살아갑니다.
이 기차에 올라 주셔서 감사합니다.
좋은 시간이 되길 바랍니다.
Welcome aboard!